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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의 잃어버린 2년 '예고된 추락'

윤영현 기자

입력 : 2016.08.10 07:26|수정 : 2016.08.10 07:34


박태환(27)이 우여곡절 끝에 오른 네 번째 올림픽 무대에서 쓸쓸한 퇴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박태환은 우리 시간으로 10일 오전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예선에서 49초24의 저조한 기록으로 공동 32위에 머물러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이로써 4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박태환은 리우 대회에서 세 경기째 예선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이미 주 종목인 자유형 400m 예선에서 10위에 그쳐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200m에서는 예선에서 29위라는 수모를 당한 채 준결승에도 오르지 못했습니다.

자유형 400m와 200m는 박태환이 앞선 두 차례 올림픽에서 2회 연속 메달을 딴 종목입니다.

이제 남은 자유형 1,500m는 출전 여부를 고민하는 상황입니다.

박태환은 리우로 오기까지 순탄치 않은 길을 걸었습니다.

금지약물 양성 반응으로 인한 국제수영연맹(FINA)의 18개월 선수자격 정지 징계, 이후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놓고 벌인 대한체육회와 갈등 등으로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징계 기간 마땅한 훈련장조차 구하지 못하던 박태환이 올림픽 준비를 위해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한 것은 자격 정지가 풀린 지난 3월입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 규정 때문에 올림픽 출전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훈련해야 했고, 리우행이 확정된 것은 개막 한 달 전인 지난달 8일이었습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2년 동안 변변한 국제대회 한 번 치르지 못하고 리우 물살을 갈랐습니다.

실전이라고는 지난 4월 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겸해 열린 동아수영대회, 호주 전지훈련 중이던 7월 초 참가한 호주그랑프리 오픈이 전부였습니다.

노민상 전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박태환 특유의 폭발적인 스퍼트 등을 볼 수 없었던 데 대해 "4년을 준비해도 안 되는데 그동안 준비가 부족했던 게 그대로 드러났다"며 훈련량 부족에서 원인을 찾았습니다.

박태환의 시계가 멈춰 있는 동안에도 세계 수영계는 가만있지 않았습니다.

박태환은 자유형 200m 경기가 끝난 뒤 "올림픽 같은 큰 무대를 약 2년 만에 치르다 보니 그동안의 레이스나 신예 선수들에 대해 잘 파악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변화는 기록이 그대로 말해줍니다.

4년 전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6위로 준결승에 진출한 선수의 기록은 1분47초97이었습니다.

하지만 리우에서 이 기록으로는 박태환의 순위인 29위밖에 차지하지 못합니다.

자유형 400m에서도 리우올림픽 결승 진출의 마지노선은 3분45초43이었습니다.

4년 전 런던에서 예선 8위인 데이비드 캐리(영국)의 기록(3분47초25)보다 무려 2초 가까이 빨라졌습니다.

이번 대회 박태환의 기록으로는 런던에서는 쑨양에 이어 2위로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한 수영 관계자는 "(인간 한계에 가까이 있는)톱 클래스 선수들의 기록 변화는 크지 않아 보이지만 잘하는 선수들의 층은 상당히 두꺼워졌다"고 이번 대회에 나타난 세계 수영계의 흐름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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