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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한산·밤엔 바글바글…경포해수욕장의 미스터리

홍지영 기자

입력 : 2016.08.10 06:39|수정 : 2016.08.10 07:11


낮에는 한산하던 백사장의 피서객이 밤이면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입니다.

피서객은 줄었는데 차를 댈 곳이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피서객이 줄면서 쓰레기도 예년보다 대폭 줄었는데 백사장은 온통 쓰레기 천지가 돼 강릉시가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피서철 동해안 최대규모의 강원 강릉시 경포해수욕장에서 왜 이런 모습이 일어났을까? 동해안 대표적 해수욕장인 경포해수욕장에는 지난달 8일 개장이후 9일까지 피서객 446만7천100명이 찾았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38만9천 명이 줄었습니다.

아무리 피서객이 줄었다 쳐도 평일은 고사하고 주말과 휴일에도 예년과 달리 백사장이 한산한 모습입니다.

산더미처럼 쌓아 놓은 튜브와 구명조끼, 파라솔도 대부분 그대로입니다.

그러나 시원한 바닷바람이 솔솔 부는 오후 10시가 넘으면 경포해수욕장 중앙통로 부근 백사장은 피서객으로 바글바글합니다.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시고 노는 한여름 밤의 북적거리는 모습은 밤새 계속되다가 새벽 청소가 시작돼야 사라집니다.

상인 최모(50) 씨는 "먹고 살기 어려워서인지 피서객 감소는 통계상 수치보다 피부로 느끼는 것이 훨씬 크다"라며 "특히 젊은이로 붐벼야 할 한낮의 백사장조차 한산하기까지 하다"라고 말했습니다.

피서객은 감소했지만 주차는 더 힘들어졌습니다.

해수욕장 입구에 있어 작년까지 임시 주차장으로 운영되던 모 호텔부지가 올해부터 사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

이곳은 해수욕장과 접해 매우 가깝고 차량 300대 정도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어 주차난 해소에 효자 노릇을 했는데, 올해부터 호텔 신축이 이뤄져 주차를 못 하게 된 것입니다.

해수욕장 주변에는 상설 6곳, 임시 4곳의 주차장 3만7천32㎡가 있지만, 피서 절정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해변에서 놀이시설을 하는 한 상인은 "해수욕장 가까이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지면서 뙤약볕에 걷기 싫어하는 피서객들이 경포해수욕장을 외면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8일 개장한 경포해수욕장에서는 현재까지 107t의 쓰레기가 발생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5%가 감소했습니다.

그런데도 올해는 경포해수욕장 백사장의 쓰레기 처리 문제가 어느 해보다 두드러진 것은 쓰레기 청소시간이 달라졌기 때문.

시는 올해 경포해수욕장 백사장의 쓰레기 청소시간을 오전 5시부터 시작했는데, 작년까지는 오전 2∼3시에 시작했습니다.

피서객이 술을 마시고 노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새벽까지 백사장이 쓰레기장이 된 것입니다.

또 모래 깊숙이까지 파헤치며 백사장 청소를 짧은 시간 내에 하는 트랙터를 닮은 대형 청소 장비인 비치클리너도 올해는 예산 문제로 운용하지 못한 것도 원인입니다.

강릉시 관계자는 "피서객이 돌아갈 때는 반드시 지정된 장소에 마련된 쓰레기통이나 분리수거대에 버리거나 쓰레기를 한 곳에 정리만이라도 해 주면 깨끗한 해변을 많은 피서객이 함께 이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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