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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경기장, 장타자에 유리? 바람·동물 변수

홍지영 기자

입력 : 2016.08.10 04:52|수정 : 2016.08.10 06:50


▲한국 남자 골프 대표팀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돌아온 골프 경기는 바람이 많이 부는 환경에서 치러질 전망입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경기가 열리는 '올림픽 골프 코스'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다 치주카 지역에 있습니다.

규모는 파 71에 코스 전장은 남자부 7천128야드, 여자부 6천245야드.

이 골프장은 이번 올림픽을 위해 질 한스가 설계를 맡아 새로 지었고, 올림픽 대회가 끝나면 일반에 개방할 예정입니다.

브라질 지역에 골프를 활성화한다는 장기적 목적도 지닌 경기장으로 남미 골프장의 새 기준을 세운다는 포부도 품고 있습니다.

그만큼 독특한 특성과 개성을 지녔습니다.

설계자 한스는 최근 골프닷컴과 한 인터뷰에서 "이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은 키가 작고, 큰 나무가 없다. 관목과 모래가 더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러프 지역이 없고 전장도 짧은 편이어서 언뜻 장타자에게 유리한 코스로 보입니다.

그러나 '바람' 변수가 있습니다.

이 골프장은 마라펜디 석호와 맞닿아 있고, 석호 건너로는 대서양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한국 골프 대표팀의 최경주(46·SK텔레콤) 감독은 코스를 둘러보고 "링크스 코스와 비슷한 특성이 있다"며 바람을 잘 읽어야 공략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경험이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는 코스"라며 "코스가 다소 짧지만, 그린이 좁아서 티샷과 세컨드샷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영국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저스틴 로즈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한 인터뷰에서 "엄청난 바람이 분다"며 "바람 속에서도 능숙하게 아이언을 잘 치는 선수에게 잘 맞을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동물도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입니다.

야후스포츠의 표현을 빌리면 이 골프장은 동물원을 방불케 합니다.

호숫가에 자리 잡은 만큼 각종 야생동물이 이 골프장에 서식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몸무게 60㎏이 넘는 대형 설치류인 카피바라의 집단 서식지이며, 나무늘보, 보아뱀, 원숭이, 카이만 악어, 올빼미도 흔합니다.

골프 코스 내에 2개의 워터헤저드도 있어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가 들끓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었으나, 계절상 겨울이어서 모기는 예상보다 없다는 평가입니다.

설계자 한스가 꼽은 가장 까다로운 홀은 229야드인 14번홀(파3)로, 모래언덕이 형성돼 있고, 그린 주변에 모래와 덤불로 이뤄져 있어서 공략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마지막 16, 17, 18번홀 각각 파4, 파3, 파5로 구성해,과감한 플레이가 나오면 막판에 극적인 장면이 연출될 수 있도록 디자인했습니다.

한스는 "모든 종류의 스윙으로 경기를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올림픽 골프 남자부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11일, 여자부는 17일부터 시작합니다.

남녀부 모두 60명씩 출전해 4라운드 스트로크 플레이로 순위를 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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