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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업계, 중국 '사드 보복' 우려에 긴장 고조

윤영현 기자

입력 : 2016.08.07 12:06|수정 : 2016.08.07 12:06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짐에 여행·유통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습니다.

업계는 지난달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사상최대를 기록하는 등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아직 큰 영향이 없다면서도 혹시나 하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용비자와 선상비자 요건 강화, 한류스타 출연 중단 등 중국의 보복성 대응으로 비칠 수 있는 움직임이 하나둘씩 나타나면서 중국인 여행객의 한국 관광이 줄어들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90만명으로 추정돼 역대 월별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사드 배치 결정이 지난달 8일 발표된 것을 고려하면 아직은 별 영향이 없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다만 개별 여행사 중에는 실제로 중국인 관광객 감소를 경험했다는 곳도 있습니다.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관광) 여행사 중 한 곳은 "지난달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보다 10% 줄었다"며 "지난해 7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영향으로 관광객이 적었던 것을 생각하면 사실상 큰 감소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사드가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는 있지만 정치적인 사안이라 아직 대책은 세우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 내 여행사 등 파트너들과 수시로 연락하면서 변동사항을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호텔 관계자는 "아직은 예약 등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면서도 "파장이 커지면 분명히 호텔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우려했습니다.

서울 시내 면세점 전체 매출에서 중국인 관광객 구매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육박합니다.

면세점 업계는 메르스 사태로 지난해 외국인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하면서 위기를 맞은 바 있습니다.

특히 9월 중추절과 10월 국경절 연휴 등 '대목'이 다가오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면세점 관계자는 "중추절 연휴 예약 상황을 보면 작년보다는 중국인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당초 설정한 목표치에는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아직 뚜렷한 보복 조치는 없다 해도 계속 압박을 느끼고 있다"며 "패키지 여행객이자 자유여행자들은 큰 영향이 없겠지만 대규모 인센티브 관광객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일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한국 방문 취소 사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개최된 '2016 대구치맥페스티벌'에 참석 예정이었던 중국인 300명이 예약을 취소했습니다.

다음 달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중국전을 보기 위해 방한하려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 3천명도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도자기협회도 한국에서 개최 예정이던 행사를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중국 현지 여행사측은 이런 단체 여행객 취소사실을 부인하고 여행객 모집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반관영 인터넷매체 펑파이(澎湃)에 따르면 월드컵 예선전 관람 단체여행객을 모집하고 있는 중국청년국제여행사와 상하이중원(中元)국제여행사 등에 확인 결과 3천명의 단체 여행객 취소사실은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여행객 모집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여행사는 또 한국을 가지 말라는 어떤 통지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 여행업계 관계자는 단체여행객 취소가 사실이라면 기업체 등에서 단체여행을 가려다 취소한 뒤 이런 소식이 여행사에까지 전달되지 않았을 가능성은 있다고 추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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