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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예산 맞먹는 '온누리 상품권' 추경 예산

한주한 기자

입력 : 2016.08.07 10:10|수정 : 2016.08.07 10:10


중소기업청이 온누리상품권 발행을 위해 본예산에 버금가는 추경예산을 신청하면서 무리하게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청은 올해 추가경정예산안과 금운용계획 변경안 자료에서 온누리상품권 추가 발행을 위해 시장경영혁신지원금을 328억원 늘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런 증액 규모는 올해 본예산 중 온누리상품권 발행예산 372억원의 90%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중기청은 '전통시장 활성화'가 아닌 '상품권 1조원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 발행 비용을 증액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내년까지 온누리상품권 연간 판매액을 1조원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중기청은 올해 초 '전통시장 활성화 보완대책'을 발표하면서 목표를 올해 조기 달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온누리상품권은 2013년 3천257억원, 2014년 4천801억원어치가 팔렸고, 지난해에는 정부가 상품권 판매에 발벗고 나서면서 연간 판매액이 8천607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온누리상품권 수요의 절반 이상은 공공부문과 기업이 차지하고 있는데 정부가 올해 상품권을 1조원어치 판매하겠다고 하자 공기업 등에서는 볼멘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정부의 상품권 구입 '권고'가 사실상 '강매'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2∼3년 전부터는 매년 구입한 상품권을 제대로 쓰지도 못해 직원 송년회에서 추첨을 통해 경품으로 나눠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할인혜택을 이용한 '상품권 깡'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합니다.

상품권 깡은 할인 기간 싸게 구입한 상품권을 가맹점 상인들이 환전해 차익을 남기는 수법입니다.

중기청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가맹점 상인의 할인 구매를 금지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했지만 지인이나 인터넷을 통한 상품권 깡이 여전히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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