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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길목 굴다리 높이가 제각각…심심찮게 끼임 사고

입력 : 2016.08.06 06:09|수정 : 2016.08.06 06:09

부산 부산진구 '부전1·2가도교' 높이가 3.0m, 3.2m, 4.0m, 4.1m


"운전을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부산 부산진구 시민공원 사거리와 서면교차로 사이의 굴다리인 부전1·2가도교(부전동 287-112번지)를 처음 마주한 운전자는 누구나 당황한다.

멀쩡한 왕복 8차선 도로가 동해남부선 철길이 놓인 이 2개 굴다리를 기점으로 5개 구간으로 나뉜다.

이 굴다리는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도로 표면에서 굴다리 천장까지의 높이가 2개 구간은 3.0m, 나머지는 각각 3.2m, 4.0m, 4.1m다.

높이 안내판이 굴다리 바로 위에 붙어있어 이 구간을 자주 오가는 운전자가 아니면 미리 대비할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높이가 낮은 3.0m와 3.2m 구간은 버스나 대형 화물차량과의 충돌이 잦아 굴다리 입구의 콘크리트가 부서져 내부 철근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 구간에서는 일년에 한 번 정도 차량 끼임 사고가 발생한다.

지난해 3월 19일에는 4.5t 화물탑차가 3.2m 높이 굴다리 천장과 도로 바닥 사이에 끼어 멈췄다.

운전자는 차량이 오도가도 못 하는 상황이 되자 타이어 공기를 빼 차량 높이를 낮추는 방법으로 사고 40분이 지나서야 굴다리 아래를 벗어났다.

지난달 30일에는 신규 노선이 정해져 주행연수를 하던 시내버스가 3.0m 높이 굴다리 입구에 끼었다.

다행이 이 버스는 몇분간 후진을 하고서야 굴다리를 벗어나 다음 목적지로 향할 수 있었다.

부산진경찰서 관계자는 "굴다리 끼임 사고에 따른 2차 추돌사고가 우려되는 운전주의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본래 이 굴다리는 차량 통행용이 아니었다.

열차가 하천 위를 지나도록 철길을 내면서 만들어진 교각이 굴다리의 원형이다.

이후 1990년대에 하천을 메우고 도로를 개설하면서 굴다리가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구간은 높이가 3.0m에 불과하다.

대형차량이 늘어나면서 예전에는 통행에 큰 문제가 없던 굴다리 높이가 충돌사고의 원인이 됐다.

화물차량 운전자는 굴다리 높이 탓에 상당한 거리를 돌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호소한다.

일부에서는 잦은 충돌이 동해남부선 열차 운행에 크고 작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지만, 관련 기관인 한국철도시설공단, 코레일, 부산시, 부산진구는 예산 등을 이유로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부산진구 토박이인 최모(56)씨는 "부산의 중심이라는 부산진구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게 너무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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