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 다수는 일본과 평화조약을 체결하고 얻는 경제적 이익보다 일본과 영토분쟁 중인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영유권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레바다-첸트르'가 5일(현지시간) 공개한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56%가 '일본과 평화조약을 체결하고 차관이나 기술을 받는 것보다 쿠릴 4개섬 영유권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반대 의견을 밝힌 응답자는 21%에 불과했다.
분쟁 영토 반환에 대한 찬반과 관련해서도 쿠릴 4개 섬을 일본에 돌려주는 데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힌 응답자가 78%, 찬성한다는 응답자는 7%로 반대 견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응답자들은 또 일부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다양한 타협안도 부정적으로 봤다.
4개 섬 중 이투룹(일본명 에토로후)과 쿠나시르(구나시리) 등 2개의 큰 섬은 러시아가 계속 갖고 시코탄과 하보마이 등 작은 2개 섬은 일본에 돌려주는 타협안은 75%가 반대하고 13%가 지지했다.
4개 섬을 일본 영토로 인정하되 장기간 러시아가 관할권을 갖는 안은 69%가 반대하고 12%가 찬성했다.
영토분쟁을 해결하는 구체적 방안과 관련해선 56%가 '어떤 섬도 돌려줘선 안 된다'고 답한 반면 '러시아, 일본 공동 소유로 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8%, '시코탄과 하보마이만 돌려줄 수 있다'는 응답자는 9%, '미래의 적당한 시점에 돌려줘야 한다'는 응답자는 4%, '4개 섬 모두 돌려줘야 한다'는 응답자는 4%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5월 말 러시아 48개 지역 성인 주민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러시아와 일본은 홋카이도(北海道) 서북쪽의 쿠릴열도 가운데 남쪽에 있는 이투룹, 쿠나시르, 시코탄, 하보마이 등 4개 섬의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분쟁을 겪고 있다.
일본은 1855년 제정 러시아와 체결한 통상 및 국경에 관한 양자조약을 근거로 쿠릴 4개 섬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쿠릴열도를 실효지배하는 러시아는 열도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전승국과 패전국간 배상 문제를 규정한 국제법적 합의(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등)에 따라 합법적으로 러시아에 귀속됐다고 맞서고 있다.
일본은 러시아와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전제 조건으로 쿠릴 4개 섬 반환을 요구하며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