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들의 시위 문화에 실망한 졸업생들이 모교 기부를 줄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졸업생들이 후배들의 사고방식과 문화에 대한 불만을 기부 축소나 중단으로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펀드 모금기구 스태프(STAFF·Sharing the Annual Fund Fundamentals)에 속한 35개 소규모 명문 리버럴 아츠 칼리지(인문 계통의 학부 중심 대학) 가운데 2016년 회계연도 재정이 전년보다 줄어든 학교는 전체의 29%였다.
이들 학교의 64%는 기부액이 2015년도보다 줄어들었다고 보고했다.
앰허스트 대학은 올해 회계연도의 졸업생 모금액이 1년 전보다 6.5% 줄었다고 밝혔다.
졸업생들의 모금 참여율도 1.9%포인트 하락한 50.6%로 1975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프린스턴 대학의 졸업생 기부액도 이전 최고치와 비교해 6.6% 적었다.
기부 참여비율 역시 1.9%포인트 감소했다.
NYT는 졸업생들의 모교 사랑 강도가 약해진 것이 재학생들의 시위와 바뀐 문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부를 줄인 졸업생들은 재학생들이 인종과 정체성 관련 정치성을 드러내는 데 적극적이고 과거 학교 영웅들과 전통을 현재의 잣대로 거부하는 게 못마땅하다고 털어놓았다.
경박한 수업들이 너무 많고 남학생 사교클럽이 공개적으로 비방 대상에 오르는 것은 물론 대학 직원들이 시위 학생들을 너무 유순하게 대한다는 점 등도 불만사항이었다.
기부액이 줄어든 앰허스트와 프린스턴 대학은 지난해 재학생들의 시위로 몸살을 앓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흑인을 중심으로 한 학생들은 프린스턴 대학의 건물 명칭 등에 남아 있는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의 흔적이 지워야 한다며 시위를 벌였다.
28대 대통령인 윌슨은 프린스턴대학 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프린스턴 전통상 흑인이 지원한 일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 문제를 거론할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단언하는 등 백인 우월주의자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앰허스트 대학은 지난해 시위를 벌인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해 미국 식민시대 영국군 장교 로드 제프리 앰허스트를 학교의 상징에서 퇴출하기로 했다.
학생들이 시위를 벌인 것은 앰허스트가 250년 전 아메리칸 원주민에게 천연두 균에 오염된 담요를 건네줌으로써 인디언을 멸절시키려 했다는 기록 때문이다.
앰허스트 재학생들이 '인디언 탄압의 상징'인 앰허스트를 더는 존경할 수 없다며 학교 상징에서 끌어내리는 데 성공했지만 선배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다.
NYT는 "나이든 세대에선 로드 앰허스트를 집단학살의 전쟁광이 아니라 1906년 만들어져 현재도 사랑받는 대학 투쟁 노래의 영감을 준 인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1960년대에 앰허스트 대학을 졸업한 스콧 맥코넬(77)은 시위로 대학이 얼룩졌다는 생각에 지난달 자신의 유언장의 상속 목록에서 대학을 삭제했다.
그는 지난해 12월에는 대학에 편지를 보내 대학 기부액을 단돈 5달러로 줄이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같은 대학 졸업생인 로버트 롱스워스(39)는 뉴욕시 졸업생 협회의 회장직을 내놓았다.
롱스워스는 대학이 "고등교육의 전당으로서 남아 있기보다 정치적인 사명감을 표현하는 곳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