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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개편놓고 찬반 '팽팽'

입력 : 2016.08.05 15:02|수정 : 2016.08.05 15:02


본격적인 찜통더위가 시작됐지만, 전기요금이 무서워 부채와 선풍기로 버티는 상황이 발생하자 시민들이 뿔났다.

정치권에서도 10년 가까이 바뀌지 않는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손볼 때가 됐다는 목소리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부자 감세 논란, 에너지 신산업 투자 재원 문제 등 제도 개편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들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당장 개편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5일 산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택용 전기요금은 2007년부터 현재까지 6단계의 누진요금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최저구간과 최고구간의 누진율은 11.7배다.

이로 인해 월평균 전력소비가 100kWh 이하면 원가의 절반도 안 되는 요금을 내지만, 구간이 높아질수록 가격 또한 몇 배씩 뛰어오른다.

반면, 산업용 전기요금에는 누진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은 매년 나오는 이야기지만, 올해는 정치권까지 발 벗고 나서면서 더욱 '뜨거운 감자'가 됐다.

국민의당은 지난달 29일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구간을 줄여 가계 부담을 완화하고 대신 전기를 많이 쓰는 기업에 대해 요금을 더 물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6단계인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4단계로 줄이고 전체 요금을 낮춰 가정에 부과되는 전기요금을 지금보다 연간 최대 1조원까지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정책위 의장은 누진제를 근본부터 다시 검토할 단계가 있다며 전기요금제 재검토 추진 의사를 드러냈다.

시민들도 공동 행동에 나섰다.

포털사이트 다음 토론방인 '아고라'에서는 지난달 29일부터 전기요금 누진제 폐지 청원이 시작됐다.

청원인은 "가정용에만 누진제를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청원 사유를 밝혔다.

5일 오전까지 청원글에는 240명의 서명이 달렸다.

그러나 정부는 당장 제도 개편을 고려하고는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7∼9월 시행했던 전기요금 할인도 올해는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가전제품을 사는 소비자에게는 구입비의 약 10%를 환급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정부가 누진제를 개편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가정용 전기요금에 누진제를 적용한 취지는 저소득층의 부담을 줄이고 고소득층의 전기사용을 억제하자는 것인데 섣불리 개편하면 부자 감세 효과만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우태희 산업부 2차관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누진제) 단계를 줄이면 문제가 더 악화된다"며 "누군가 전기요금을 더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 차관은 또 "전기가 남아돈다고 하지만 전력예비율이 (지난달 11일) 9.3%까지 갔다"며 "지금 누진제를 흔들면 (사용량이 늘어) 수요관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현재 누진제로 발생하는 재원을 에너지 신산업 육성에 투자하고 있는 만큼 전기요금을 낮출 시 이를 대체할 방안 또한 마련해야 한다.

제도 시행 기관인 한국전력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한전 측은 "전기요금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전기요금은 물가, 가계경제, 신산업 등 여러 분야에 영향을 미쳐 고려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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