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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시사전망대] "화사한 분위기, 사뭇 달라진 리우 北선수단"

입력 : 2016.08.05 09:36|수정 : 2016.08.05 09:44

* 대담 : SBS 권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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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전 세계인의 축제 리우올림픽이 우리 시간으로는 내일 아침에 드디어 화려한 막을 올리죠. 올림픽 역사상 남미 대륙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올림픽이어서 관심이 많은데요. 그동안 브라질 국내 정세는 물론이고 불안한 치안 상황, 지카 바이러스까지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개막을 앞두고 브라질 리우 분위기는 어떤지 이 시간에는 현지에서 취재 중인 SBS 권란 기자 연결해서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권란 기자 지금 그곳은 몇 시 지요?
 
▶ SBS 권란 기자:
 
안녕하세요. 한국과 딱 12시간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8월 4일 저녁 7시 반입니다. 개막식은 딱 하루 남겨두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무래도 가장 궁금한 게 우리 선수단 소식인데요. 우리 선수들 적응 잘하고 훈련도 잘하고 있죠?
 
▶ SBS 권란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번 올림픽에 우리 선수단은 전체 24개 종목 203명이 참가를 하고 있습니다. 럭비, 농구, 철인 3종, 테니스 이렇게 4개 종목을 제외한 24개 종목에 참여를 하고 있는 건데요. 다들 현지 날씨와 분위기 적응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뉴스를 통해서 보셨겠지만 사흘 전에는 선수촌 공식 입촌식도 치르고요. 경기를 향해서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올림픽 전부터 리우 현지에서 들려오는 소식이 하도 흉흉해서 말이죠. 걱정이 많이 되는 것도 사실인데 말이죠. 무엇보다 선수들이 안전하게 있는지 걱정이 많습니다. 다들 무사히 지내고 있는 거 맞죠?
 
▶ SBS 권란 기자:
 
그렇습니다. 저희도 무사히 잘 지내고 있고요. 저희 취재진이 지난 27일에 선수단과 함께 리우에 들어왔는데요. 오기 전에 선수단도 그렇고 저희도 그렇고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심지어 오기 전에 교육도 받기도 했는데요. 경기장과 미디어 타운을 벗어나서 혼자 다니지 말아라. 또 뒷골목에는 들어가지 말아라. 항상 주머니에 20~30달러씩 가지고 다니면서 강도를 만나면 순순히 내줘라.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며칠 전에 BBC 방송사가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현지인을 인터뷰하고 있었는데요. 그 중에 소매치기가 인터뷰어의 목걸이를 채가는 장면이 카메라에 그대로 담기기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 일도 있더라고요.
 
▶ SBS 권란 기자:
 
저도 여기 와서 알았는데요. 아름답다고 소문난 코파카바나 해변이 강도들의 단골 출몰지라고 하더라고요. 선수들도 마찬가지고 장비를 많이 가지고 다니는 선수들도 마찬가지고요. 카메라 같은 장비를 들고 다니는 저희들도 항상 긴장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래도 우려했던 것보다는 상황이 훨씬 괜찮습니다. 올림픽 개막이 다가오면서 치안 인력이 대폭 늘어난 게 눈으로도 보이는데요. 올림픽 경기장 근처 곳곳에는 무장 군인과 경찰이 쫙 깔렸습니다. 그리고 브라질에서 공권력이 가장 크다고 하는 연방군인 또 연방경찰이 장갑차랑 무장 트럭을 타고 돌아다니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고요. 브라질 당국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 기간에 배치된 치안 인력이 5만 5천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 얘기 들으면 조금 안심도 되지만 그런데 어제는 총격전 얘기도 있었잖아요?
 
▶ SBS 권란 기자:
 
사실은 이곳에 있는 저도 외신을 보고 그 소식을 알았습니다. 리우 곳곳에 사벨라라는 빈민가가 있는데요. 마약 밀매와 강도들이 많은 지역이긴 합니다. 올림픽을 앞두고 치안 강화를 위해서 리우 주 경찰이 리우 북부 지역에 있는 사벨라 한 곳을 급습했다고 합니다. 거의 매일 총기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라고 하는데요. 어제 급습 과정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리우 도시 외곽 지역하고 사벨라 지역에서는 가끔씩 총격전이 있다는 얘기가 들리는데요. 경기장하고 미디어빌리지 근처에서는 치안이 워낙 잘 되어 있어서 그런지 총소리를 듣거나 총격전을 목격한 적은 없습니다. 전 세계 취재진들 사이에서는 올림픽 기간 한 달 동안 경찰하고 갱단이 말썽부리지 말자, 이렇게 계약을 한 게 아니냐. 우스갯소리도 돌아다니고 있는데요. 그만큼 예상보다는 치안이 훨씬 괜찮다는 뜻이겠죠. 그래도 총기를 소지할 수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차를 타고 다닐 때도 항상 문을 잠그고 다니고 조심은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조심하셔야죠. 선수촌은 어떤가요. 물도 안 나오고 변기도 안 내려간다, 이런 얘기가 있지 않습니까?
 
▶ SBS 권란 기자:
 
초반에 그런 얘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그동안 문제가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만 개막이 다가오면서 하나씩 해결이 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지난달 27일에 리우에 도착을 했는데요. 취재진이 머물게 된 미디어빌리지는 그때까지 사실상 공사 중이었습니다. 페인트가 다 마르지도 않아서 냄새가 진동했고요. 화장실 거울도 없었는데 사흘 전인가 취재를 나갔다 들어오니까 새로 달려 있더라고요. 리우시가 올림픽을 앞두고 선수촌이며 미디어빌리지며 호텔이며 이런 것들을 대거 건립을 했는데요. 인부들 월급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면서 완공 날짜가 차일피일 하루씩 미뤄졌다고 합니다.

그나마 개막을 앞두고 있으면서 상황이 빠른 속도로 나아지고 있는데요. 이곳 시간으로 지난 2일과 오늘 취재진한테 선수촌을 개방하는 행사를 했습니다. 물론 취재진에게는 모델하우스만 보여줬기 때문에 물도 잘 나오고 깔끔한 모습인 건 확인했는데요. 선수촌을 둘러보니까 식당, 수영장, 헬스장, 편의시설도 곳곳에 있었고요. 분위기도 나름대로 깔끔한 분위기였습니다. 우리 선수단의 선수촌도 궁금하실 텐데 우리 선수단은 이 모든 편의시설에 바로 건너편 최고 명당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선수촌 얘기를 조금 더 해보면요. 보통 올림픽 선수촌에 가보면 각 선수단이 머무는 방 창문에 각 국가의 국기를 걸어놓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눈에 띄는 게 북한 선수단의 인공기입니다. 지난 대회까지만 해도 북한은 그냥 작은 인공기를 창밖에 내다 거는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대형 인공기를 준비해서 눈에 확 띄게 내걸었습니다. 북한 선수단 숙소 위치도 선수촌에 가장 바깥쪽에 있어서요. 밖에서도 누구나 인공기를 한눈에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웠던 건 인공기도 있는데 우리 태극기가 선수촌에 어제까지만 해도 걸려있지 않았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하면요. 대한체육회가 지난달에 배편으로 태극기 다른 여러 물품들을 보냈었는데 브라질 해운사하고 물류사들이 파업을 하는 바람에 도착 날짜가 계속 미뤄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제서야 물품들이 다 도착해서 오늘 부랴부랴 선수촌에 태극기를 내걸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 사연이 있었네요. 지카 바이러스는 어떤가요. 또 다른 골칫거리인데. 특히 여성 선수들과 취재진에 대한 걱정이 많습니다. 모기 물리지는 않았죠?
 
▶ SBS 권란 기자:
 
네. 한 방도 물리지 않았습니다. 이곳이 남반구라서 현재 계절이 겨울입니다. 낮 기온은 28~9도까지 올라가긴 하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20도 밑으로 뚝 떨어져서 꽤 쌀쌀합니다. 겨울이다 보니까 모기도 많이 없는 상태인데요. 사실 숙소하고 올림픽 경기장 근처에 큰 호수가 있어요. 그래서 모기가 서식하기에 굉장히 좋은 환경이긴 합니다만 실제로 모기가 잘 눈에 띄지는 않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우리 선수들 중에는 모기 물린 선수가 종종 가끔 있다고는 합니다. 사격 메달리스트 진종호 선수도 몇 방 물렸다고는 하던데요. 다들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브라질 당국에서도 올림픽 기간 중에 지카 간염 가능성은 10만 명 중에 3~4명 정도일 거라면서 가능성이 아주 낮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들 한국에서 방충망 또 모기기피제 이런 걸 다 챙겨 와서 조심하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모기 조심하셔야 되겠고요. 그리고 조금 전에 북한 선수단 얘기하셨는데 이번에 북한 선수단 몇 명 오죠?
 
▶ SBS 권란 기자:
 
9개 종목에 31명 참가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9개 종목에 31명. 혹시 직접 만나 보셨습니까?
 
▶ SBS 권란 기자:
 
북한 선수단을 처음 본 건 사격연습장에서였는데요. 북한 선수단이 유니폼을 보고서 반가운 마음에 안녕하세요, 인사를 했더니 웃으면서 인사를 받아주더라고요. 보통 종합대회 나와도 북한 선수들은 폐쇄적이고 딱딱한 모습을 보여줬었는데 이번에는 분위기가 바뀐 것 같습니다. 컨디션 좋냐, 이렇게 물으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더라고요. 물론 그 와중에 살짝 마찰은 있었습니다. 북한 선수단의 이번 대회 목표는 어떻습니까, 이렇게 질문을 했더니 나라 이름을 잘못 말했다면서 다그치고 화를 내더라고요. 심지어는 다시 말해보라우, 이러면서 예민한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목표 없이 올림픽에 나오는 선수단이 있겠느냐, 이러면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 특히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까지 파견을 했는데요. 오늘 아침에 리우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오늘 아침에요. 최룡해 위원장은 북한의 권력 2인자로 꼽히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국가 체육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참석을 한다고 합니다. 한 주 정도 리우에 머물면서 IOC위원들과 만나기도 하고 개막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북한이 지난 런던올림픽 때 20위를 기록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역도에 엄윤철 또 다이빙에 김국향 이런 선수들을 앞세워서 메달 사냥을 해보겠다. 더 좋은 성적을 올려보겠다. 이런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모쪼록 권 기자 건강 조심하시고 취재 열심히 하시고요. 반가운 소식 많이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SBS 권란 기자: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까지 리우 현지에서 SBS 권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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