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스포츠

'먼 길 돌아온' 박태환, 7일 운명의 레이스

입력 : 2016.08.05 05:39|수정 : 2016.08.05 05:39

약물 파문·대표 선발 규정 등 우여곡절 끝에 네 번째 올림픽 출전
첫 경기 남자 자유형 400m서 3회 연속 메달·명예회복 도전


순탄치 않은 길을 헤쳐 다시 태극마크를 단 박태환(27)이 마침내 자신의 네 번째 올림픽 물살을 가른다.

박태환은 7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수영경기장에서 열리는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을 시작으로 2016 리우올림픽 경기를 시작한다.

2004년 아테네 대회부터 4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오르는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자유형 100m·200m·400m·1,500m 등 네 종목에 출전한다.

자유형 400m는 7일 예선과 결승이 열리고 자유형 200m는 8일 예선·준결승, 9일 결승 경기가 치러진다.

이어 자유형 100m 예선과 준결승이 10일, 결승이 11일 열리고 박태환의 이번 대회 마지막 종목인 자유형 1,500m는 13일 예선, 14일 결승이 예정돼 있다.

박태환이 리우 땅을 밟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박태환은 2014년 9월 실시한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타나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선수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 3월 징계가 풀려 4월 열린 리우올림픽 경영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4개 종목에 출전해 모두 올림픽 출전 자격을 획득했다.

그러나 도핑 규정 위반으로 경기단체에서 징계를 받은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규정 때문에 리우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는 처지였다.

박태환은 결국 국내 법원의 가처분 및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잠정 처분 신청을 통해 지난달 8일 리우올림픽 국가대표 자격을 인정받았다.

출전 자격을 힘겹게 확보했으나 개막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박태환은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에서도 호주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리우행을 준비했다.

지난달 31일 리우로 건너오기 전에는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2주간 시차 적응 등을 하며 마무리 훈련을 했다.

대회 개막 다음 날이자 경영 종목 첫날 열릴 자유형 400m는 박태환이 3회 연속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주 종목이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한국 수영이 수확한 첫 올림픽 메달을 금빛으로 물들였고, 2012년 런던 대회에서는 예선 실격 파동을 딛고 결승에서 역영을 펼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물론 경쟁자들보다 훈련 시간이 부족했고 실전을 뛴 기회도 적었지만 이번 리우올림픽 출전 종목 중에서도 메달 가능성이 그나마 큰 종목이다.

올해 박태환의 자유형 400m 기록은 지난 4월 대표선발전에서 세운 3분44초26으로 세계랭킹 6위에 해당한다.

올 시즌 1위 기록은 호주의 신예 맥 호튼이 가진 3분41초65다.

2위는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중국의 쑨양(3분43초55)이다.

뒤를 이어 코너 재거(미국·3분43초79), 제임스 가이(영국·3분43초84), 가브리엘레 데티(이탈리아·3분43초97) 순으로 3∼5위에 올라 있다.

박태환은 "4년 전보다 더 치열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레이스 전략을 위한 마지막 구상을 하고 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박태환은 어렵게 얻은 올림픽 출전 기회이니만큼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4일 훈련 뒤에도 "저는 랭킹 6위라서 좀 관심 밖이니 덜 부담 가지려고 한다"고 웃어 보이는 등 "즐겁고 레이스 하고 싶다"는 말을 수차례 했다.

"내게는 올림픽에 나온 것만으로도 기적 같은 일이다"라면서 "성적도 중요하지만 후회하지 않고 싶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태환의 옛 스승인 노민상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 자유형 400m는 5파전 정도가 되리라 전망했다.

그 역시 "과거와 달리 수준이 상향 평준화됐다. 피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결승에서 불리한 레인을 배정받지 않도록 예선 때부터 사력을 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