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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마을 '알부자' 할머니, 마늘 훔치다 들통

입력 : 2016.08.04 11:19|수정 : 2016.08.04 11:19


한 마을에서 속칭 '알부자'로 소문난 할머니가 옆집 마당에 널려있던 마늘을 훔치다 적발돼 체면을 구겼다.

전북 익산의 한마을에 사는 정모(72·여)씨.

정씨는 10여 년 전부터 집 마당과 비닐하우스에 널어둔 농작물 때문에 맘고생이 심했다.

해마다 만들어 놓은 된장과 고추장은 물론 집 마당 등에 널어놓은 옥수수 등을 도난당했기 때문이다.

산짐승이 물어갔는지, 도둑이 들어와 훔쳐갔는지 도무지 생각해도 쉽게 그 꼬리를 잡을 수 없어 답답하기만 했다.

그가 생각한 10여년간의 피해액은 약 700만∼800만원에 이른다.

참을 수 없었던 정씨는 지난해 12월 마음먹고 돈을 털어 마당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CCTV를 설치한 후론 한동안 농작물을 잃어버린 일은 없었다.

하지만 지난달 2일 또다시 마당과 비닐하우스에 뒀던 마늘 8접(40만원 상당)이 감쪽같이 사라진 사건이 발생했다.

CCTV로 확인해본 결과 같은 마을에 사는 임모(85·여)씨의 짓이었다.

임씨와 피해자 정씨집은 500여m 거리였다.

정씨 뿐만 아니라 이 마을에 사는 주민 여러 명도 그간 마늘 등 농작물과 닭 등을 도둑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씨는 수차례 경찰 조사에서 '마늘만 훔쳤다'며 추가 범행을 부인했다.

'심증'만 있을 뿐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경찰은 임씨의 추가 범행을 밝혀내지 못한 채 수사를 종결했다.

마늘을 훔친 이 할머니는 별도의 원룸 건물 1채를 소유한 속칭 알부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범행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했지만, 여죄를 캐지 못했다"면서 "비교적 잘사는 할머니지만 평소 손버릇이 나빠 남의 물건에 손을 댄 것 같다"며 떨떠름해 했다.

익산경찰서는 4일 절도 혐의로 임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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