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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연금 늘린 가계…금융자산의 74%가 안전자산

입력 : 2016.08.03 13:29|수정 : 2016.08.03 13:29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에서 부동산보다 현금, 예금, 보험 등 안전자산 비중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가구주가 30대 후반으로 젊은 가구의 경우 전셋값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집을 많이 사면서 실물자산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박성준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3일 '가계의 자산포트폴리오, 부동산에서 금융·안전자산으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런 분석을 내놨다.

한국은행의 국민대차대조표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보유한 자산에서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 비중은 2008년 말 70.5%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를 보이다가 작년 말에는 63.1%까지 하락했다.

반면 금융자산 비중은 2008년 말 29.5%에서 꾸준히 상승해 작년 말 36.9%로 높아졌다.

가계의 비금융자산 비율이 크게 낮아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가 둔화했기 때문이라고 박 연구원은 설명했다.

가계의 금융자산은 주식, 채권 등 투자자산보다 현금, 예금, 보험, 연금 등 안전자산 중심으로 많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자산에서 안전자산 비중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65.2%로 저점을 기록하고 나서 지난해 74.2%까지 올랐다.

보험 및 연금은 2007년 22.7%에서 지난해 31.1%로 대폭 상승했고 현금 및 예금은 같은 기간 42.5%에서 43.1%로 올랐다.

그러나 금융자산에서 투자자산 비중은 2007년 34.1%에서 지난해 25%까지 낮아졌다.

금융위기 이후 주가 약세 등의 영향으로 위험자산을 회피하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됐다"며 "특히 금융자산 가운데 보험과 연금이 많이 늘어난 것은 노후 생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를 감안할 때 연금을 중심으로 금융자산 비중이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박 연구원이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의 마이크로 데이터를 활용해 연령대별 자산 변화를 분석한 결과, 30대 후반과 70대 이상 가구주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가구의 금융자산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주가 35∼39세인 가구에서 금융자산 비중은 2012년 34.9%에서 지난해 34%로 소폭 감소했다.

2012년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대비 전세보증금 비율이 크게 올라간 영향으로 분석됐다.

박 연구원은 "30대 후반 가구주가 전세에 대한 경제적 부담으로 주택 구매에 나서면서 실물자산 비중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30대 후반 가구주에서 자가 주택 비중은 2012년 3월 45.6%에서 작년 3월 50.2%로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가구주가 젊은 가계의 재무구조가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박 연구원은 "가구주의 나이가 35∼44세일 경우 한계가구가 2014년에서 2015년 사이에 3만 가구나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주의 깊은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계가구는 순금융자산이 마이너스(-)이면서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DSR)이 40%를 넘는 가구를 말한다.

아울러 가구당 순자산의 정점이 2012년에는 50대 후반이었지만 작년에는 60대 초반으로 늦춰진 것으로 분석됐다.

60대 가구주 가구의 평균 가처분소득은 2012년 2천686만원에서 지난해 3천398만원으로 713만원 급증했다.

박 연구원은 "60대 가구주가 소득 증가와 함께 노후대비를 위해 저축을 크게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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