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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테러 슬픔 씻을 때" 프랑스 희생자 추모장 마리안 동상 대청소

홍지영 기자

입력 : 2016.08.03 09:13|수정 : 2016.08.03 09:57


▲ 테러 희생자 추모장소로 변한 마리안 동상 (사진=AFP/연합뉴스)

자유, 평등, 박애의 프랑스 혁명 정신과 프랑스 공화국을 상징하는 여성상으로 프랑스 파리에 있는 마리안 동상이 테러 추모의 아픔을 씻어내는 새 단장을 받고 있습니다.

파리 시청의 환경미화원들은 2일(현지시간) 이 동상을 둘러쌌던 시들어가는 꽃과 제단에 어지럽게 쓰인 낙서, 촛농이 엉겨 붙은 초를 등을 제거하는 청소 작업을 시작했다고 AFP, dpa 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마리안 동상은 프랑스 혁명 때를 묘사한 그림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에 나온 여성이 이미지의 원조로 한 손에 창을 들고 있는 모습을 위주로 제작돼 파리의 레퓌블리크(공화국) 광장을 비롯해 전국 3만6천여 개 관공서 입구에 세워져 있습니다.

레퓌블리크 광장에 있는 동상은 풍자잡지 샤를리 에브도의 테러가 났던 지난해 1월부터 추모자들이 모이고, 촛불 집회가 열리면서 추모행사의 거점이 됐습니다.

시민들은 마리안 동상 밑에 추모의 꽃을 가져다 놓기 시작했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비난하는 낙서를 남기기 시작했습니다.

테러 직후 며칠간 세계 각국의 정상을 포함해 거의 200만 명의 시민이 마리안 동상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어 지난해 11월 바타클랑 극장 등지의 테러로 130명의 사망자가 난 파리 테러가 터지자 마리안 동상은 다시 한 번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는 상징이 됐습니다.

가수 마돈나는 마리안 동상 앞에서 즉석 콘서트를 열어 프랑스 국가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테러 추모 이외에도 최근 프랑스 노동법 개정을 둘러싸고 벌이는 밤샘 시위인 '뉘 드부'(Nuit Debout)가 마리안 동상 앞에서 열리곤 했습니다.

동상 기단에 쓰인 낙서는 '평화' '사랑'에서부터 '국경·깃발은 필요 없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파리시는 동상 주변의 접근을 통제하고 낙서를 지우고 눌어붙은 촛농을 떼어내는 등의 작업을 11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카이라라고 이름을 밝힌 46세의 여성 심리학자는 "파리의 슬픔을 지우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 "이것이야말로 파리 시민의 슬픔을 덜어주기 위해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라고 AFP통신에 말했습니다.

파리시는 청소 작업에 앞서 몇 달 전부터 낙서를 골라 사진 촬영으로 보관하는 작업을 벌여왔습니다.

오는 11일까지 이어지는 청소가 마무리되면 낙서는 지워져 말끔한 동상의 기단의 아름다운 모습이 또렷이 드러날 것으로 파리 시 당국은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