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스포츠

[3시 뉴스브리핑] 김병지 "긍정의 열정으로 35년 선수 생활"

입력 : 2016.08.02 18:08|수정 : 2016.08.02 18:08

동영상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3시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3시 뉴스브리핑> 월~금 (03:00~04:30)
■ 진행 : 주영진 앵커
■ 대담 : 김병지 전 국가대표 골키퍼

- 팬들에게 은퇴 소식 제일 먼저 알리고 싶어 SNS에 글 올려

- 1998년 K리그서 헤딩 결승골 가장 기억에 남아

- 2002년 한일 월드컵 출전 불발 아쉬워

- K리그 최다 706경기 출장기록‥당분간 깨는 후배 나오기 어려울 듯

- 어려웠지만 '긍정의 열정'으로 축구선수 꿈 포기 안 해

- 어려웠던 시절 받은 도움 갚기 위해 '기부'

- 후배 선수들, 훈련으로 미흡한 점 극복하면 경험 쌓여 오랫동안 선수 생활 할 수 있을 것

--------------------------------------------------------------------

오늘(2일)은 김병지 前 국가대표 골키퍼와 함께 하겠습니다.

Q. 어서 오십시오.

네. 안녕하세요.

Q. 그나저나 오늘은 좋은 소식으로 모셨다기보다는 은퇴하신다는 소식 때문에 저희가 모셨단 말이죠.

네.

Q. 근데 은퇴식을 아직 한 건 아니고

네.

Q. 은퇴 소식을 그냥 밝힌 건가요? 은퇴하기로 결심하신 내용을?

네. 그렇습니다.

Q. SNS에다 올리셨다는 얘기가 있어요.

네.

Q. 저희가 화면을 봤더니 SNS에다가 아주 간단명료하게 물론 장문은 길게 쓰긴 하셨습니다만 핵심은 이렇게 있는 것 같아요. 선수로서 오롯이 보낸 35년여를 추억으로 저장하고 격려와 갈채를 받으며 떠나고 싶다. 선수로서의 삶은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기쁜 마음으로 외친다. 나 떠난다. 이 글 쓰실 때 어떤 마음이셨는지 궁금합니다.

35년의 모든 희로애락이 있었지만 제가 받아왔던 사랑과 격려와 이런 걸 생각했을 때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팬들에게 제일 먼저 알리고 싶었고 그런 마음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Q. 근데 직접 이렇게 뵈니까 운동선수답지 않게 피부도 좋으시고 체격도 의외로 안 크시고 말이죠. 근데 축구 특히 코너킥 차거나 프리킥 상황일 때 보면 정말 패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몸싸움 격렬하지 않습니까?

네. 맞습니다.

Q. 부상 많이 안 당하셨어요?

때로는 많이 다치고 하는데요. 그럴 때마다 또 골키퍼 본연의 위치에서 그런 위험도 다 감수하면서 이겨내야 되는 게 골키퍼의 책임이니까요. 그런 가운데서 지켜왔습니다.  

Q. 그라운드를 35년 동안 지키셨다고 하는데 기억나시는 장면이 있을 것 같아요. 가장 영광스럽고 행복했던 순간, 가장 슬프고 괴로웠던 순간 어떤 게 있을까요?

제일 기뻤던 적은 제가 1998년에 제가 이제 K리그 역사상 골키퍼로 제가 헤딩골을 넣었을 때인데 물론

Q. 헤딩골을 넣으셨다고요?

네. 물론 골키퍼로서 팀의 패배를 막아내는 게 원래 본연의 위치인데 그 날은 승리를 또 이렇게 결정짓는 헤딩골이었는데.

Q. 지금 이 장면이네요. 꽁지머리 김병지 선수가 갑자기 상대방 패널티 에어리어에 가서 떴습니다. 헤딩 슛. 골인. 스트라이커들이 해야 될 몫을 지금 골키퍼가 한 거네요.

네. 저 날 승리를 결정짓는 골이었지만 저 날이 저희 집사람 생일이었거든요

Q. 그렇습니까?

정말 생일선물로 골을 넣었고 어떻게 보면 확률적으로 얘기하면 하늘의 별을 따다주는 그런 범위의 선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Q. 또 가장 힘들고 괴로웠던 순간 다시 우리 팬들은 또 잘 알고 계시겠습니다만 또 어떤 순간이 있을까요? 힘드셨던 순간은.

물론 뭐 많은 기억들도 있는데요. 2002년 월드컵 때 경기를 뛰지 못했던 순간들도 좀 아쉬웠던 적이 있는데 그 부분들도 많은 또 팬들께서 또 격려도 해주시고 제가 어떻게 보면 또 살면서 그 경험들이 잘 이렇게 지혜롭게 다가와서 제가 또 긴 시간 동안 선수생활 할 수 있는 교훈을 줬기 때문에요. 제가 그런 아쉬움보다는 큰 기쁨들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그런 아쉬움들은 뒤로 할 수 있었습니다.

Q. 김병지 선수가 K리그 총 출장기록이 706경기.

네.

Q. 지금 이 기록은 당분간 깰만한 후배가 나타나기가 어렵겠네요?

산술적으로 지금 보면 제 밑에 후배가 이동국 선수로 알고 있는데 이동국 선수가 10년에서 15년 정도 더 하면 가능한데 사실 그건 좀 어려울 것 같고요. 지금 서른 살 정도 된 친구들이 한 400경기 된 친구들이 있다면 아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Q. 정말 대기록입니다. 그런데 저희가 오늘 김병지 선수를 모신 이유는 이런 영광의 순간뿐만 아니라 누구보다도 많은 고난과 시련의 시간들을 보내고 그 시간들을 이겨냈다고 하는 측면. 그런 면에서 보면 단순히 운동선수가 아니라 정말 인간으로서 김병지 선수 참 대단한 사람이다, 라는 느낌을 저는 오늘 나오시기 전에 자료를 보면서 받았는데요. 예전에 보니까 대학 진학에 실패하고 선수생활을 계속 해나가신 게 아니라 용접공 생활도 한 2년 하셨다, 이런 얘기를 들었어요?

직장생활을 했었는데요. 조금 와전된 거고 제가 용접기능사 자격증은 있거든요. 제가 지금까지 바뀌지 않았던 게 있더라고요. 그때 한참 어려울 때 제가 꿈도 바뀌지 않았고 축구선수로 가는 것. 그 다음에 제가 가야 되는 목표도 바뀌지 않았었고 그 다음에 제일 중요한 게 제 열정이 바뀌지 않았더라고요. 그럴 때 그 도전을 할 때 주변 사람들이 다 그랬었거든요. 정말 불가능한 일을 너는 하고 있으니까 그거는 이루어지지 않는 꿈이다, 라고 다 평가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그 도전을 했던 그 열정이, 긍정의 열정이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했습니다.

Q. 김병지 선수가 정말 지금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시청자 여러분들도 들으셨겠습니다만 그 고난과 어려운 시간에도 그 꿈, 목표, 열정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35년간 그라운드를 즐길 수 있었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요. 근데 김병지 선수 보면 또 좋은 일도 많이 하셨다는 얘기. 사실 이런 얘기 본인 입으로 하시기가 좀 쑥스러우실 텐데 저는 이건 잘 몰랐던 사실입니다. 국가대표 골키퍼. K리그 가장 오래된 최고령 수문장. 이런 얘기는 제가 많이 들었습니다만 기부를 이렇게 많이 하셨다는 얘기는 또 제가 잘 못 들었거든요. 기부를 어떻게 하시게 됐는지 또 부인과 가족들과 함께 하신다는 얘기도 들었는데요?

제가 축구를 할 시절도 물론 어려웠을 때거든요. 제가 이제 축구를 할 수 있을 때 많은 어려움 속에서 운동을 했었는데 주변 분들이 많이 도움을 주셔가지고 사실 제가 축구라는 거를 계속 할 수가 있었거든요. 그런 감사한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었고 지금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지만 아직도 그런 어려움 속에 있는 환경 속에 있는 친구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그런 친구들이 그 어려움 때문에 좌절을 하고 또 꿈을 위한 도전을 이렇게 포기하는 경우를 제가 봐왔기 때문에 제가 조금이나마 그런 역할에 있어서 디딤돌이 되어 줄 수 있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고 때로는 꿈을 위해서 가는 친구들도 있지만 삶에 대해서 이렇게 마지막을 가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제가 투석기도 기증을 했던 적이 있는데 그런 분들은 하루 하루가 어떻게 보면 그 투석기가 없으면 삶을 이어갈 수 없다는 것을 제가 들었거든요. 그래서 그랬던 적도 있고 또 할아버지, 할머니 같은 경우에는 겨울 나는 그 자체만 가지고도 참 힘든 시기를 겪고 계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가지고 연탄도 직접 이렇게 구해서 배달도 이렇게 해드려 봤고 뭐 등등 했는데 가족들의 그런 동의도 또 흔쾌히 또 좋은 일에 공감을 같이 해줬고 같이 이렇게 이해해줘서 참 감사했고요. 그런 생각들이 제가 뭐 알려고 했던 게 아니잖아요. 제가 어릴 때 도움을 받아서 이렇게 해서 제가 성장했듯이 자연스럽게 받아왔던 마음들이 제가 선수생활하면서 그 감사함이 그대로 묻어나왔던 것 같습니다.

Q. 근데 김병지 선수하면 사실 조금 전에 골 넣는 골키퍼 이런 장면도 있었는데 필드를 처음 뛰어 나갔던. 그러니까 수비수 역할까지 대신한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선수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지금 독일의 골키퍼 노이어가 우리 김병지 선수 따라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인데 그런데 바로 이 본인이 개척해낸 그 것 때문에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주전 수문장 자리를 뺏긴 것이 아닌가, 그래서 저희가 관련 영상을 한 번 준비를 해봤어요. 2001년인가요. 홍콩 칼스버그컵.

네. 파라과이전.

Q. 파라과이전 때 저도 그때 축구 경기 본 기억이 나는데 한 번 지금 화면 보면 지금 몰고 던지고 나오시는데 이때 이제 위기를 자초하신 거죠.

네. 맞습니다.

Q. 저때 어떠셨어요?

실제로 던져놓고 킥을 해주려고 했는데요. 이제 뭐 제가 킥을 해줄 찬스를 놓치다 보니까 좀 불필요한 동작들도 나오고 그 문제로 인해가지고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심히 감독님을 불편하게 했던 적이 있습니다.

Q. 그래서 결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후배인가요, 이운재 선수한테 물려주게 되고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상당히 힘든 시간을 보내시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다시 되돌려 생각하면 그때 어떤 마음이셨을까요?

2002년에 출전 때문에 많은 분들이 회자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것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하지 않고요. 저는 여기에서 제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교훈을 제가 받았거든요. 제가 만약에 그때 당시에 지혜로움이 지금과 같은 지혜로움이 있었다면 훨씬 더 유연하게 지혜롭게 잘 대처해서 감독님과의 관계도 잘 풀었을 것 같고 다행이라면 그 일로 인해가지고 제가 이제 많은 걸 배웠기 때문에 그 이후에 이제 팀의 고참으로서 또 감독님과의 어떤 그런 관계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해야만 팀에 어떤 그런 나이 든 선수들의 필요성을 좀 잘 지켜나갈까 싶어서 했던 게 어떻게 보면 46살까지 운동선수생활을 할 수 있었던 그런 어떤 지혜로움을 배웠던 계기였습니다.

Q. 저로 미루어 짐작이 됩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주목했던 큰 대형 이벤트고 그 자리에 직접 주인공으로 서고 싶으셨던 그 마음 얼마나 간절했을까 싶은데 결국은 한 경기도 못 뛰었고 힘들고 괴로웠던 순간이지만 결국 그 시간이 또 오늘 날의 김병지 선수를 만들어 냈다, 이런 말씀으로 해석해도 되겠습니까?

네. 맞습니다.

Q. 근데 재미있는 거는요. 저희가 일부러 이운재 선수랑 이런 관계를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니고요. 이운재 선수랑은 또 2004년 한일 월드컵 끝나고 나서 K리그 챔피언 결정전인가요?

 네.

Q. 결정전일 때 또 재미있는 장면이 또 연출이 됐더라고요. 또 기억이 나고 저는 스포츠뉴스에서도 봤던 기억이 나는데 나중에 승부차기에 김병지 선수가 직접 키커로 나서셨죠?

네.

Q. 그때 왜 굳이 또 이렇게 자원하신 겁니까?

자원한 게 아니고요. 승부차기를 대비해서 그 전부터 많은 훈련을 합니다. 어떤 키커가 잘 차고 순번을 정하는데 제가 잘 찼었어요. 그리고 제가 99년도에 그때 당시에 승부차기 하는 시스템이 있었는데 비기게 되면 승부차기를 했었는데 그때 당시에 10번 이상 찬 선수들 중에 제가 성공률이 제일 높았었거든요.

Q. 그런데 조금 전에 화면 보니까 실축을 하셨어요?

네.

Q. 이운재 선수가 결과적으로 선방한 셈이 됐습니다.

네. 맞습니다. 저때 당시가 포항 스틸러스 팀이었는데 저때 우승 전력의 팀으로 평가받진 않았어요. 포항 스틸러스가. 근데 그 해에 보여줬던 경기력으로 승부차기를 갔었는데 1,2차전 경기력 자체는 상당히 좋았거든요. 어떻게 보면 그런 얘기들이거든요. 경기 잘하면 승부차기 가면 지는 어떤 그런 게 있는데 저 날이 그런 날이 아니었던가 싶은데 정말 아쉬운 장면이네요. 다시 보니까요.

Q. 네. 김병지 선수 나오셨으니까 얼마 전에 우리 국가대표 평가전 스페인에게 6대1인가요. 대패 당하지 않았습니까, 예전에도 98년에 주전 수문장하실 때도 이운재 선수도 마찬가지로 5대0으로 지기도 하고 후배 국가대표 골키퍼를 꿈꾸는 선수들에게 그러한 시련의 시간을 어떻게 이겨내라, 김병지 선수만의 노하우 있습니까?

분명 실점할 때는 아프고 멍에거든요. 제가 은퇴를 하고 난 뒤에 제가 느꼈던 게 뭐냐 하면 후배 선수 지도할 때 보면 그 실점의 경험들이 노하우가 되어 있더라고요. 분명 이 선수들이 5대0 졌던 그런 경험들이 다음에 잘할 수 있는 어떤 그런 기반이 된다는 거를 알고 리플레이해서 어떤 부분이 미흡했는지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를 잘 판단해서 그걸 지도할 때 또 안 그러면 훈련을 통해서 극복한다면 차후에는 좀 더 경험과 노하우가 쌓여있는 선수가 돼서 저처럼 오래하는 선수 또 국가대표로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Q. 김병지 선수 9월 18일인가요?

네. 맞습니다.

Q. 포항하고 울산 경기에서 은퇴식이 치러지고 앞으로 당분간은 축구 해설가로 활동하시는 김병지 선수 모습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우리 시청자분들도 김병지 선수 이렇게 계속해서 성원해주시기를 바라고요.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SBS 뉴미디어부)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