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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기업은행 '뻥튀기 수익률' 공개 논란

김범주 기자

입력 : 2016.08.02 10:58|수정 : 2016.08.0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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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요즘 은행 이자가 워낙 낮다 보니까 여러 가지 금융 상품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데요, 그래서 잘 살펴보고 고르시라고 각 은행별로 수익률을 공개하도록 돼 있거든요. 이 취지 자체는 참 좋은데, 한 은행이 이 수익률을 잘못 공개를 해서 논란이 되고 있단 말이죠. 이게 고의적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기자>

따져봐야죠. 정부가 봄부터 세게 밀었던 게 ISA라는 게 있는데, 이게 또 한 번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이게 은행이나 증권사에 돈 맡기면 복잡한 것 없이 알아서 투자를 잘해준다. 그래서 머리 쓸 필요 없다.

그래서 많이 했던 건데, 문제는 이게 세금도 안 떼고 좋은 게 많지만, 석 달째, 반년째 계속 은행하고 증권사들 누가 누가 더 돈을 잘 벌어왔는지 공개도 시킬 테니까, 수익률 잘 보고 돈 잘 벌어주는 데를 옮겨가도 되고, 고르라는 거였거든요.

그만큼 이게 중요한 거거든요. 수익률 공개가. 그런데 지난주에 처음 은행하고 증권사들이 시작하고 석 달간 성적표를 자기가 자기 것을 적어 낸 거예요. 공개됐는데, 그중에 기업은행이 두 배 반, 실제 수익률보다 더 적어냈다가 걸린 거죠.

<앵커>

너무 많이 부풀렸던 것 같은데, 글쎄요. 고의적이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이게 그냥 은행이 발표한 대로 믿지 않고 검증하는 절차가 있긴 있었나 봐요. 다행히.

<기자>

아니요. 다른 은행들이 문제 제기를 했어요. "우리보다 훨씬 잘 나왔다. 어떻게 저렇게 잘 나올 수가 있지?" 왜냐하면, 지난주 목요일 처음 발표한 게 고위험 상품이라는 게 석 달 동안 2% 넘게 수익이 났다는 거였어요.

2%면 요새 웬만한 은행 예금 1년 이자보다 더 많은 건데, 다른 은행들은 따져보니까 평균이 0.3% 정도밖에 안 됐어요.

왜냐면 중간에 브렉시트도 터지고 여러 가지 어려웠기 때문에 "아니, 우리는 문제 풀어봤더니 이렇게 성적이 안 좋은데, 왜 제네만 성적이 잘 나왔어? 뭔가 이건 이상한 거다." 따지기 시작했는데, 기업은행이 처음에는 생사람 잡지 말라고 펄쩍 뛰다가 이틀 뒤에 "뒤져보니까 2%가 아니라 0.8%네요. 죄송합니다." 이렇게 말을 뒤집은 거죠.

<앵커>

그렇게 간단히 넘어가기에는 문제가 심각해 보이는데 이게 사실은 당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사기당한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단 말이죠. 이게 뭔가 정확한 해명이 있어야 되는 거 아닌가요?

<기자>

일단은 실수였다고 얘기를 합니다. 3개월 수익률이라는 게 4월에 가입한 사람이 7월에 갔을 때 얼마나 수익을 냈느냐 이걸 따지는 거라는 건 누구나 생각해도 그렇게 생각을 하는데, 기업은행이 쓴 방법은 석 달 내내 가입한 사람을 다 합쳤어요.

그러다 보니까 브렉시트가 터지고 나서 주식 떨어졌을 때 들어온 사람들은 7월에 보면 많이 돈을 번 것처럼 돼 있잖아요.

그런 걸 다 합치다 보니까 저희도 모르게 착오가 생겼던 거 같다. 이건 직원 잘못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 아마 다른 은행들이 강하게 문제 제기 안 했으면 그냥 모르고 지나갔을 수도 있는 문제였기 때문에 의심이 가시지가 않아요.

금융당국도 혹시 다른 데는 이런 게 없는지 전 금융회사들 기록을 다 뒤져본다는데, 혹시 뒤졌는데 다른 금융회사도 비슷한 실수, 혹은 잘못을 저지른 게 나온다면 굉장히 문제가 커질 수가 있고요.

이왕 보는 김에 "이거 ISA 말고 다른 금융상품은 그럼 수익률 제대로 내고 있는 거야?"라는 생각도 들거든요. 이것도 한 번 꼼꼼하게 금융당국이 따져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네, 그래야겠습니다. 그리고 젖소에서 짜낸 우윳값을 정부가 정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달부터 원윳값을 내리기로 했는데요, 우리가 사 먹는 우윳값은 그대로일 것 같다면서요?

<기자>

네, 이게 우유 한 통에 보통 2천5백 원 정도 하잖아요. 이게 부담스럽다 싶어서 요새 소비가 많이 줄어들고 있는데, 딱 들으면 드는 생각이 "안 팔리면 값을 내려야지." 생각하시겠지만, 내려가질 않고 있습니다.

이건 가격 구조를 한 번 보실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젖소에서 나오는 원윳값을 말씀하신 대로 정부가 정합니다. 지난달까지 이게 940원이었어요.

그럼 저렇게 짜서 우유 회사가 이걸 모아서, 트럭으로 싣고 와서 살균하고 종이팩에 넣고 등등해서 대리점 넘기는데, 그게 660원 정도 중간에 붙고요.

대리점이 4백 원 가져가고, 마지막에 대형마트 같은 판매점에서 5백 원을 남기게 돼서 그게 2천5백 원이 되는 건데, 정부 결정은 저 원윳값에서 18원을 내리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원윳값 18원을 내렸으니까 우유 회사나 대리점, 마트도 조금 같이 손해 보고 우윳값을 내리자는 건데, 나머지가 그게 잘 안 될 것 같은 거죠.

<앵커>

조금씩 양보를 하면 되잖아요. 왜 안 될까요?

<기자>

입장이 팽팽하게 갈려요. 우유 회사나 대리점 입장은 이미 1+1 가보면 많이 하잖아요. 그동안 워낙 안 팔려서 할인행사 하느라고 이미 적자가 많이 쌓여서 더 깎기가 지금은 쉽지가 않다고 주장을 하는 거고요.

그러면 대형마트가 5백 원 이득 보는 거에서 좀 깎으면 될 것 같은데, 여기도 매장하고 직원 관리하는데 5백 원은 받아야 된다고 버티고 있어서 결국은 슬슬 눈치 보면서 18원만 내려가고 그냥 우윳값은 여전히 2천5백 원으로 갈 것 같습니다.

물건은 안 팔리는데 창고에 계속 쌓이고 있는데 가격은 요지부동인, 경제적으로는 모두에게 손해인 상황이 이어지는 것 같은데 해법은 없어서 굉장히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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