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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역도' 손영희 "북한 김국향과 친해지고 싶은데"

입력 : 2016.08.02 09:25|수정 : 2016.08.02 09:25


"'국향아'라고 불러보고 싶은데…." 여자 역도 최중량급(75㎏ 이상) 손영희(25·부산역도연맹)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같은 체급의 동갑내기 김국향(25·북한)과 마주치고도 눈인사만 나눴다.

리우올림픽 메달을 놓고 다툴 라이벌.

하지만 손영희에게 김국향은 "플랫폼 아래에서는 친구로 지내고 싶은 선수"다.

1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 센트로 파빌리온5에서 훈련하던 손영희는 최근 훈련장에서 마주친 김국향을 떠올렸다.

"이번에도 말을 걸지 못했어요. 친해지고 싶은데…." 손영희와 김국향은 같은 체급, 동갑내기 선수이다 보니 국제대회에서 자주 마주쳤다.

당연히 서로 얼굴과 이름을 안다.

하지만 아직 대화를 나누진 못했다.

손영희는 "눈인사만 하는 사이"라고 했다.

둘은 가장 큰 무대 올림픽에서 남북대결을 펼친다.

북한은 김국향에게 내심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손영희는 침체기를 겪는 한국 역도가 이번 올림픽에서 내세운 '메달 후보'다.

둘 모두에게 희소식도 들렸다.

여자 최중량급 세계 1위 타티아나 카시리나(러시아)가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

도핑 파문으로 러시아 역도 선수 전체가 '1년간 국제대회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열린 2015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여자 75㎏ 이상급 경기에서 타티아나 카시리나(러시아)는 인상 148㎏, 용상 185㎏, 합계 333㎏을 들어 정상에 올랐다.

당시 김국향은 인상 130㎏, 용상 168㎏, 합계 298㎏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손영희는 인상 118㎏, 용상 155㎏, 합계 273㎏으로 7위를 차지했다.

한국 남녀 선수 15명 중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손영희의 기량은 점점 늘고 있다.

윤석천 감독은 "이젠 손영희가 김국향과 팽팽하게 겨룰 정도가 된다"며 "하늘이 한국을 택할지, 북한을 택할지 지켜봐야겠다"고 제자를 응원했다.

손영희는 "현실적인 목표로 '4, 5위만 하자'라고 생각했는데 도핑 파문으로 타티아나가 불참하면서 메달에 대한 희망이 조금 커졌다"며 "김국향의 등을 바라보며 내가 추격하는 모양새지만, 김국향과 경쟁하면서 내 기록도 좋아지면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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