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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한 달 이상 오락가락 비를 뿌리던 장마는 드디어 끝이 났지만, 앞으로 적어도 다음 주까지는 한여름 폭염과 열대야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보되고 있는데요, 빨리 선선해지기를 바라는 분들도 많을 테지만, 하반기에는 또 다른 문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안영인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지난달 대구를 비롯한 남부 지방의 최고 기온이 36도 안팎까지 올라갔습니다. 사람의 체온과 비슷한 온도죠.
동시에 미국이나 중국, 중동 등에서는 폭염 뿐 아니라 폭우와 슈퍼 태풍도 속출하고 있는데요, 이런 기상 이변을 초래했던 엘니뇨는 지난 5월로 물러갔지만, 이제는 이와 정반대인 라니냐를 걱정해야 합니다.
세계 기상기구가 올가을 라니냐가 발달할 확률이 50~65%로 예측된다고 공식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라니냐는 열대 태평양 바닷물의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뜨거워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차가워지는 현상을 가리키는데, 최근 한 달 평균 감시 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이미 예년보다 섭씨 0.4도 낮아졌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라니냐가 아주 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대신 오래 지속되는 특징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지난 1972년과 73년, 1982년과 83년, 그리고 1997년과 98년의 사례를 봐도 라니냐가 1년 정도로 마무리되지 않고 2~3년 동안이나 계속됐습니다.
중요한 건 엘니뇨와 마찬가지로 라니냐도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어서, 지구촌 곳곳에 홍수나 가뭄 같은 기상 재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특히, 겨울철이 여름철보다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지는 경향이 있어서, 올겨울 동남아시아와 브라질 북부 지역은 평년보다 강수량이 늘어나는 반면 중국 남부지역은 강수량이 줄어들기 쉽습니다.
또, 미국 남부 지역엔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나겠지만, 반대로 미국 서부와 캐나다 서해안 지역, 그리고 일본은 기온이 떨어지면서 한파가 확대될 수 있습니다.
당연히 농작물의 작황이나 경제에도 커다란 타격을 주게 될 겁니다. 심지어 국민과 정부 사이, 또 민족이나 국가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늦여름에서 초가을, 그러니까 8, 9월에는 예년보다 더위가 심해질 수 있고 중간중간 폭우가 내리겠지만, 겨울에는 한반도 전반적으로 세찬 한파가 찾아올 확률이 높습니다.
여기에 올해는 북극 해빙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어 이 같은 요인이 북극 한파의 힘과 만날 경우 올겨울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합니다.
[데이비드 칼슨/세계기상기구(WMO) 기후연구소장 : 올해 이렇게 놀라운 상황이었다면, 앞으로는 얼마나 더 놀라운 일이 많겠습니까? 얼음이 녹는데도 시간이 필요하고, 바다가 데워지는 데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영화에서처럼 순식간에 이뤄지지 않아요. 보수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이는 심각하고 놀라운 상황입니다.]
지구온난화와 슈퍼 엘니뇨가 부른 폭염이 재앙이듯이, 라니냐와 북극한파가 부르는 극심한 한파 또한 재앙입니다.
매서운 한파는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일수록 더욱 견디기 힘든데요, 당장은 폭염이 골치라지만, 몇 달 뒤 다가올 라니냐로 인한 한파에 대한 대비도 미리부터 해두는 게 좋겠습니다.
▶ [취재파일] 라니냐, 또 다른 재앙의 시작…여름엔 폭염에 폭우, 겨울엔 한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