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대 미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100일간의 열전이 31일(현지시간) 막을 올린다.
'첫 여성 vs 첫 억만장자 아웃사이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선후보 중 어느 쪽이 대통령이 돼도 미국사를 새롭게 쓰는 대장정의 시작이다.
두 주자는 각각 험난한 경선과 세계의 이목을 한데 모은 전당대회를 거치며 당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된데 이어 수락연설을 통해 출사표를 던졌다.
'함께하면 더 강하다'(stronger together).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슬로건을 각각 내세운 클린턴, 트럼프 후보가 제시한 집권구상은 판이하다.
하지만 두 후보 공히 '보호무역' 기조를 천명한 터라 이번 대선이 미칠 파장은 전 지구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 후보는 내주부터 10개 주 안팎의 스윙스테이트(경합주)를 위주로 전국유세를 본격화한다.
특히 9월 26일과 10월 9일, 10월 19일 등 3차례에 걸친 TV토론이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민주당 팀 케인, 공화당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도 10월 4일 TV 맞대결을 펼친다.
이어 11월 8일 50개 주와 워싱턴DC에서 선출된 538명의 선거인단 투표에서 과반인 270명을 확보한 후보가 제45대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유권자 파워가 점증한 히스패닉계와 대선전 최대 쟁점인 일자리 이슈를 대표하는 '러스트 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의 민심이 판세를 좌우할 최대 변수로 꼽힌다.
30일 현재 판세는 혼전이다.
클린턴 후보의 오랜 우위의 흐름이 한풀 꺾여 공화당 전당대회(7월 18∼21일) 직후 3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2∼4%포인트 역전했다.
하지만 민주당 전대 장소이자 3대 경합주의 하나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전대 기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 후보가 46%대 37%로 크게 앞섰다.
한마디로 출렁이는 양상이다.
두 후보가 제시한 미국의 현실진단과 집권구상이 크게 달라 공약도 극과 극이다.
다만 '보호무역'의 기조는 두 후보가 같다.
클린턴 후보는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의 핵심공약인 최저임금 15달러로의 인상과 공립대학 등록금 무료 등 진보공약을 대거 품었다.
이민자 포용을 앞세웠다.
지지기반을 넓히기 위해서다.
테러리즘과 싸우는데 동맹과 협력하겠다며 미국의 글로벌리더십을 앞세운 오바마 정권의 기조를 계승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정강에서 모든 무역협정의 재검토를 약속한 데 이어 클린턴 후보도 수락연설에서 불공정무역을 반대하겠다는 보호무역 기조를 천명했다.
이 역시 중산층 노동자계층의 표심에 구애하는 전략이다.
트럼프 후보는 멕시코 접경에 거대한 장벽을 설치해 일자리를 지키겠다고 천명했고 공화당은 정강을 통해 '국경 안보는 국가 안보'라며 장벽설치를 지지했다.
특히 그는 동맹인 나토(NATO) 회원국이 공격받아도 무조건 개입하지는 않겠다고 위협한 데 이어 주한미군의 효용성에도 강한 의문을 표시하는 등 집권 때 동맹의 재조정을 예고했다.
통상 이슈에 대해서는 '모든 무역협정의 재협상'을 천명해 확실한 보호무역 기조를 밝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일자리를 죽이는 협정'이라고 못 박아 재협상을 강력히 시사했다.
두 후보의 본선 전략은 수락연설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클린턴 후보는 모든 이를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빅 텐트'를 펼쳤다.
샌더스 의원의 지지층은 물론 트럼프 후보에 대한 지지를 거부한 테드 크루즈(텍사스·공화) 상원의원의 지지층까지 흡수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퍼스트레이디와 상원의원, 국무장관의 엄청난 국정경험을 앞세워 트럼프를 군통수권자로서 부적절하고 위험한 인물로 몰아세운다는 전략을 세웠다.
반면 트럼프 후보는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을 끝까지 물고 늘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가 최근 러시아에 '힐러리 이메일'의 해킹을 부탁해 파문을 일으킨 사건은 그 예고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나는 힘 있는 이들이 자신을 옹호할 수 없는 사람들을 짓밟을 수 없도록 하기위해 정치권에 입문했다. 나는 홀로 그것을 고칠 수 있다"는 수락연설에서 강조한 것처럼 워싱턴 기성정치를 비판하는 전략을 구사할 전망이다.
그럼으로써 지난 8년간 오바마 정권에서 소외됐다고 느끼는 백인 노동자층의 표심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에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