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정부입법정책협의회 요청

헌법재판소가 28일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김영란법이 원안대로 시행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농·어민들의 반발을 의식한 '생색내기용 대책'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이날 김영란법 판결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농축산업과 외식업 영향 최소화를 위해 농식품부, 해수부 공동으로 법제처 정부입법정책협의회에 김영란법 시행령안 상정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입법정책협의회는 정부 입법 과정에서 관계부처 간 법리적인 이견으로 입법이 지연되거나 부처 간 의견 통일이 필요한 경우 회의를 열어 이를 조정할 수 있도록 법제처가 운영하는 정부 법정 기구다.

김영란법 적용 대상 품목에서 농축수산물을 제외하거나 식사 및 선물 금액 기준을 조정해달라는 농·어민들의 목소리를 법제처에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김영란법 시행령안이 원안대로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통과했고 헌재 판결까지 나온 상황이어서 시행령안이 바뀌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입법정책협의회가 법리적 이견이 있을 때 열리는 것인데, 김영란법 시행령안의 경우 법리적이라기보다는 정무적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축산업계 의견을 전달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과 별개로 실무적인 측면에서 시행령안의 조정까지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농식품부와 해수부는 유관단체와 함께 김영란법 시행에 대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법 시행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수협중앙회·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공동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김영란법이 원안대로 시행될 경우 연간 농축수산물의 선물 수요는 최대 2조3천억원, 음식점 수요는 최대 4조2천억원 줄어들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