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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스캔들 말레이 총리, 시위제한 목적 국가안보법 '강행'

입력 : 2016.07.28 13:26

야권연합 30일 대규모 집회 예정…총리측 보수단체 맞불 시위


▲ 2015년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진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 퇴진 요구 시위 (사진=EPA/연합뉴스)

비자금 스캔들에 휘말린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앞두고, 집회를 아예 차단할 수 있는 새 국가보안법 시행을 강행해 반발을 사고 있다.

나집 총리는 이달 14일 자 관보를 통해 새 국가안보회의(NSC) 법을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법은 총리에게 임의로 '보안구역'(security area)을 설정한 뒤 군경을 동원해 영장 없이 수색을 시행할 권한을 부여했다.

보안구역 내에서 사살된 인물에 대해선 수사당국에 의한 공식 사인규명 절차도 생략할 수 있다.

이법이 시행되면 특정 집회 금지 지역에선 집회 개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과격한 내용이 포함된 새 국가보안법은 그동안 많은 논란을 불렀다.

말레이시아 변호사협회 등은 올해 초 성명을 통해 새 국가보안법이 총리에게 과도한 권한을 부여한다고 우려했으며 말레이시아 최고 왕립단체인 지도자회의도 일부 내용을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나집 총리는 수정은커녕 국왕의 승인 절차도 생략하고 새 국가보안법을 관보에 게재했다.

이에 반발이 일자 나집 총리는 27일 발표한 성명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준동을 막기 위해 새 국가보안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나집 총리는 그러면서 정적들이 의도적으로 법의 취지를 오독하고 있다며 "지난달 IS의 첫 말레이시아 본토 공격 사례로 확인된 것처럼 말레이시아는 IS의 테러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말레이시아 야권과 시민사회단체는 국영투자기업 1MDB를 통해 수천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아 온 나집 총리가 새 국가보안법을 악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하고 있다.

특히 야권연합은 법 시행 전날인 이달 30일 나집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지난해 20만 명의 시민이 참여한 대규모 거리집회를 진행한 비정부 시민사회 연합기구 버르시(BERSIH)도 조만간 별도의 집회를 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총리퇴진 시위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고, 나집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여당 통일말레이국민기구(UMNO) 내 극우 정파 '레드셔츠'도 맞불 집회를 할 예정이어서 자칫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