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은 '사내유보금' 용어를 '창출자본' 또는 '세후재투자자본' 등의 용어로 바꿔 부르자고 27일 제안했다.
한경연은 이날 오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사내유보금의 올바른 의미와 새로운 용어 모색' 세미나에서 "사내유보금 명칭 때문에 기업이 낸 수익을 회사에 쌓아놓고만 있다는 오해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개회사에서 "사내유보금은 기업소득환류세제 및 법인세 논의에서 가장 큰 근거가 되고 있으나 실제와 달리 기업 내부의 쌓아놓은 돈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실상을 반영한 새로운 용어를 모색할 때"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사내유보금이 투자를 위한 자본조달 방식 중 하나일 뿐이므로 투자규모의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발표자인 김윤경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사내유보금은 회사 내에 쌓아놓은 현금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기업이 투자를 많이 했다고 해도 사내유보금이 줄어들지는 않는다"며 "사내유보금 규모를 보고 기업이 투자를 많이 했는지 적게 했는지 판단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용어를 바꿔야 한다"며 대안으로 '창출자본', '세후재투자자본', '사내재투자금' 등을 제시했다.
외부 차입 등에 의존하지 않고 기업이 벌어서 형성된 자본으로, 종국적으로 투자 등에 활용되는 자본이라는 뜻이라고 김 위원은 설명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권성수 한국회계기준원 상임위원도 "사내유보금이라는 용어는 회계기준상의 용어가 아니며 미국, 일본의 회계기준에서도 사용되지 않는다"며 "사내유보금이 금고 속에 쌓여있는 현금으로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아 사내유보금이 증가했다는 오해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현한 연세대 교수는 "사내유보금이라 불리는 이익의 소유주는 내부와 외부의 모든 주주"라며 "사내유보금의 많고 적음을 기준으로 세금을 추가로 적용하는 것은 상장기업의 모든 주주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이자를 지급하고 남은 이익은 배당을 제외하면 모두 기업에 재투자됐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이익잉여금의 실제 사용을 반영해 사내유보금이라는 용어를 '사내재투자금'으로 바꾸는 것이 적절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세미나에서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미국, 중국, 일본과 비교했을 때 투자성향이 높은 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4개국 시가총액 500대 기업의 현금흐름을 영업활동, 투자활동, 재무활동으로 비교한결과, 한국의 영업활동 대비 투자활동의 현금흐름 총액 비율은 79.9%로 중국(92.0%)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미국은 77.5%, 일본은 69.1%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