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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4살 꼬마 '야니스'를 추모하며…니스 트럭 테러

배재학 기자

입력 : 2016.07.22 10:09|수정 : 2016.07.22 10:26


눈부시게 푸르른 하늘과 코발트 블루의 아름다운 해변. 세계적인 휴양지에 걸맞는 풍광을 가진 니스가 순식간에 처참한 비극의 현장으로 변했습니다. 니스 트럭테러 취재 사흘째. 경찰은 2킬로미터가 넘는 산책로 ‘프롬나드 데장글레’ 테러 현장을 공개했습니다.

아직도 처참했던 당시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혈흔과 무언가에 긁힌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있었습니다. 그 흔적을 감추기 위해, 또 추모하기 위해 누군가 가져다 놓은 물건들이 하나, 둘씩 쌓여 마치 무덤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빼곡이 사연이 적혀 있는 니스해변의 돌, 꽃, 편지…. 그런데 가장 많이 눈에 띠는 물건들이 있습니다.바로 인형입니다.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가장 마음 아파하는 부분은 어린아이들의 희생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위한 인형과 사연이 유독 많습니다. 현장에서 인터뷰한 막틴 할머니는 곰 인형을 쳐다 볼수가 없다면서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또 다른 분은 자신은 한 명의 어머니이자 할머니라며 흐느껴 울었습니다. 14일 밤 84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트럭테러. 이 가운데는 4살 꼬마 야니스를 포함해 어린이 10명이 있습니다. 또 30명이 넘는 아이들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4살꼬마 야니스는 테러 희생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립니다. 그 날밤 야니스는 가족들과 함께 해변을 찾았습니다. 아버지 미카엘 씨는 19t짜리 트럭이 돌진해 올때 본능적으로 아내를 붙잡아 길 밖으로 밀어냈고, 트럭은 자신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고 말했습니다.

곧바로 아들을 찾아 나선 미카엘 씨는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을 찾아가 바닥을 내려다보니 야니스가 조용히 누워있었고, 그 순간 터키 해변에서 숨진 난민 꼬마 ‘아일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아직도 니스해변 곳곳에 마련된 추모장소에는 84명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11월 테러 이후 선포한 국가비상사태를 내년 1월까지 6개월 연장했습니다. 검찰은 테러범의 주변인물 5명을 상대로 공범여부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와의 연계여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발스 총리는 "프랑스는 좀 더 치명적인 공격에 대비해야 하며 위협과 함께 사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IS는 선전매체를 통해 프랑스에서 추가 테러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자생적인 테러까지..앞으로도 상황은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무고한 희생은 더 이상 없어야 겠습니다. 특히 우리의 어린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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