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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13일)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배치 지역이 성주로 확정 발표됐죠. 사실상 성주로 확정됐다는 소식이 대대적으로 언론에 보도된 지 하루 만에 정부가 공식 인정했는데요, 브리핑이 있던 날 국방부의 이랬다저랬다 아마추어식 대처가 촌극을 빚었습니다. 김아영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국방부가 돌연 사드 배치 지역을 발표하겠다고 기자단에 통보한 건 오전 10시였습니다. 오후 3시에 발표하겠다며 이 계획은 사전에 기사화해도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방송사들은 부랴부랴 중계 차량을 배치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수주 내로 발표하겠다고 했었는데 부리나케 5일 만에 발표가 나
온다니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한 시간 뒤에는 국방부가 또 하나의 다른 공지도 했습니다.
황인무 국방 차관을 단장으로 국무조정실과 행정자치부, 합참 등 당국자가 직접 성주를 찾아 사전 설명회를 실시할 거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앞서 한미 군 당국이 부지 발표 전에 주민들에게 먼저 설명하는 절차가 있을 거라 공언했었는데, 단 한 시간이라도 3시 발표 이전에 설명회를 하겠다 하니 사전 설명회가 맞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불과 2시간 만에 이들의 성주 방문이 전격 취소됐습니다. 성주군수를 비롯한 지역 주민 2, 3백 명가량이 궐기 대회를 마치고 상경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설득하고자 하는 해당 지자체의 일정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더 문제는 예정했던 3시가 되기 15분 전쯤 방송 준비가 거의 완료 시점에 갑자기 공식 발표 일정마저 취소됐다는 점입니다. 대신 군 당국자가 비공개 설명 자리를 갖겠다고 알려왔습니다. 별다른 이유도 설명도 없이 일방적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군수와 군민들이 항의하기 위해 오고 있는 와중에 발표하는 것은 예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과연 그간의 과정에서는 얼마나 예의를 지켰는지는 의문이지만 말이죠.
그런데 정작 10분 정도 지나자 국방부는 이 결정마저 손바닥 뒤집듯이 바꿨습니다. 다시 원래대로 부지 선정 발표를 공식적으로 하기로 결론 내린 겁니다.
결국, 이렇게 다섯 시간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렸던 일정은 여러 번 오락가락하며 혼돈 속에 진행됐습니다. 물론 그만큼 예민한 사안이기도 하지만,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기는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런가 하면 발표가 있기 전에는 여러 지역이 후보로 거론되며 이미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는데도, 국방부는 일종의 유예기간을 두고는 거의 모르쇠나 마찬가지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논의나 공론화를 최소화한 겁니다.
[김항곤/경북 성주군 군수 : 사전 협의가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데 대해서 우리 성주 군민 5만 군민은 분노합니다!]
국방부는 이날 성주 군민들에게 군의 충정을 이해해주시고 지원해달라고 간곡히 당부했는데요, 그 충정이 누구를 위한 거였을까요?
김 기자는 충정을 이야기하기엔 그간의 노력이 너무도 미흡했고, 밀실 행정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당국이 혼란을 자초하는 사이 사드는 우리 사회 갈등의 불쏘시개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 [취재파일] '사드 부지' 혼란 자초 국방부…"군 충정 이해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