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신임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결정 이후 영국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배신극'의 주인공 마이클 고브(48) 법무장관을 내각에서 퇴출시켰다.
메이 총리가 새 내각 후속 인선을 진행하는 가운데 고브 장관이 내각을 떠나는 명단에 포함됐다고 BBC 방송 등 영국 언론들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브 이외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 니키 모건 교육장관, 존 위팅데일 문화장관 등도 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고브 장관은 브렉시트 국면에서 배신극을 연출한 장본인이다.
이 배신극은 메이가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에 영국 여성 총리로 취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의 절친이자 최측근인 고브는 캐머런을 배신하고 EU 탈퇴 진영에 합류해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을 도와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승리로 이끌었다.
존슨의 차기 총리는 떼놓은 당상이라는 분위기 속에서 고브가 내각에서 중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고브는 캐머런의 후임 총리를 뽑는 당 대표 경선의 후보 등록 마감 몇 시간을 앞두고 독자적인 출마를 전격 선언했고, 그의 '배신'에 일격을 당한 존슨은 출마를 접고 말았다.
물론 배신극 뿐만 아니라 메이와 한바탕 크게 붙은 '전력'도 있다.
2014년 법무장관인 고브는 학교내 이슬람극단주의 대응을 둘러싸고 당시 메이 내무장관과 격렬한 '전투'를 벌였다.
캐머런 총리가 고브에게 사과하라고 나설 정도였다. 이 과정에서 메이는 최측근을 잃었다.
메이 총리는 고브를 버리는 대신 존슨을 외무장관에 발탁했다.
탈퇴파를 아우르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인사로 풀이됐다. 그러나 통합의 의지가 고브에까지는 미치지 않은 셈이다.
존슨은 외무장관 임명에 "매우 겸손한 느낌"이라면서 "매우 자랑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전날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유럽 및 세계와 관계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둘 거대한 기회가 우리에게 있고, 여기서 역할을 할 것을 요청받아 매우 흥분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유민주당 팀 패런 대표는 국제무대에서 논쟁과 실수를 연발한 존슨이 외무장관직 수행보다는 "그가 공격한 국가들에 사과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BBC는 캐머런 내각의 '2인자' 오즈번 재무장관의 퇴출은 그의 "브랜드"가 "너무 많이 손상된" 탓이라고 분석했다.
국민투표 운동 기간 캐머런 총리와 함께 EU 잔류 운동을 적극 펼친 오즈번 장관은 탈퇴 진영으로부터 "공포 프로젝트"를 벌인다는 거센 비난을 받았다.
오즈번 장관은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경제가 충격에 빠지고 일자리 50만 개가 사라질 것이라며 EU 잔류를 호소했다.
캐머런 전 내각에서 오즈번은 메이에게 차기 총리 경쟁 가도의 최대 정적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