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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주말 경기도의 한 지하철 역에서는 한국인 남성이 외국인 노동자 두 명을 마구 폭행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사소한 충돌이 화근이었는데,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 노동자들은 이렇다 할 항의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보도에 손형안 기자입니다.
<기자>
가방을 멘 중년 남성이 외국인 노동자를 거칠게 몰아세우더니 갑자기 뺨을 후려칩니다.
화를 삭이지 못한 이 남성은 가방까지 벗어 던진 채 외국인 노동자를 위협합니다.
[중년 남성 : 이 XX가 나한테…'뭐야' 했어?]
보다 못한 행인들과 역무원이 나서서 말려보지만 이 남성은 분을 삭이지 못합니다.
얼굴을 여러 차례 맞은 외국인 노동자의 입에선 피까지 납니다.
낯선 이국땅에서 겪는 황당한 상황에다 한국말도 서툴다 보니 이렇다 할 항의도 못한 겁니다.
[미얀마 노동자/피해자 : 지난 상황을 돌이켜보면 화가 납니다. 그렇다고 제가 똑같이 주먹을 휘두를 순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미얀마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일행이 지하철 역사 안에서 한 남성과 가볍게 부딪히면서 시작됐습니다.
이 남성은 다짜고짜 사과를 요구했는데, 이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뭐야" 라며 반말로 답하면서 시비가 시작됐습니다.
일행 중 한 명이 이 상황을 촬영했고, 다른 미얀마 노동자가 영상을 SNS에 올렸습니다.
[와인/미얀마 노동자 : 미얀마 친구들 너무 불쌍했고 억울하니까. 용의자를 잡을 수 있게 한국 사회가 도와달라고 그런 마음으로 (SNS에) 올렸습니다.]
경찰은 외국인 노동자를 때리고 사라진 중년 남성을 찾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우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