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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추억팔이' 이상의 뭔가가 있다…젊어진 LP

안현모 기자

입력 : 2016.07.12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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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음반 시장은 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를 통한 디지털 음원 위주로 재편된지 오래죠. CD나 LP 같은 물리적인 음반 시장은 위축되다 못해 고사 직전까지 가서 레코드샵들도 줄줄이 문을 닫았는데요, 이런 과정을 거치는 와중에도 음원으로는 충족시키지 못하는 욕구가 분명 존재했나 봅니다.

최근 들어 LP 판매가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고, 그 성장세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20대, 30대 젊은 세대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곽상은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지난달 제6회 서울 레코드 페어가 열렸는데요, 역대 가장 많은 1백여 개의 판매 부스가 자리를 잡았고, 다양한 한정반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올해는 이례적으로 걸그룹인 원더걸스도 신곡을 5백 장 한정판으로 내놨는데, 1시간 반 만에 완판됐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중요한 건 LP를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심지어 집에 턴테이블이 없는 젊은이들이 구매에 나섰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날로그적 감수성이나 향수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복고나 추억팔이,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는 뜻입니다.

[김영혁/서울레코드페어 기획자 : 확연히 더 빨리 늘어나는 건 젊은층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이게 물론, 이제 중장년들한테는 추억의 매체지만 새로운 세대들한테는 처음 보는 매체이기도 하잖아요. 그런게 약간 신기한 부분도 있을 것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음원과 달리 LP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작품을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만지며 소유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젊은층을 끌어들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나오는 LP는 패키지도 과거에 비해 훨씬 풍성해졌고 레코드판 자체도 검은색 일변도에서 벗어나 알록달록한 색감을 자랑합니다. 아예 감상은 음원으로만 하고 LP는 소장용, 보관용으로만 사 모은다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LP 위에 바늘을 가져다 놓는 행위 자체가 재미있고 흥미롭다는 의견도 있었는데요, 한마디로 10~20년 전 LP가 음반시장에서 도태된 결정적인 이유, 이동의 제약과 재생의 번거로움이 오늘날에는 부활의 이유로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출장 때문에 장거리 운전을 하는 건 노동으로 느껴져도 바람 쐬러 드라이브를 나가는 건 즐거움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같은 이치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얼마 전 서울 이태원에는 오랜만에 대형 음반 매장이 새로 문을 열기도 했는데요, 방문객의 80~90%가 2, 30대 젊은 세대로, 단순히 클릭만 하던 음악을 지문이 묻지 않게 조심스레 꺼내 들어 직접 돌려보고, 뒤집어 보고, 또 감상하는 색다른 체험을 위해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모든 소비가 꼭 실용성만을 따지는 건 아니죠. LP 시장이 비록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이런 추세는 LP가 내는 소리의 차이를 과학적으로 분석한다고 해서 설명할 수는 없을 겁니다.

굳이 부피가 큰 LP를 사고자 지갑을 열 정도로 지극히 개인적인 만족감을 중시하는 경향은 음반 시장이 아닌 다른 시장에서도 눈여겨봐야 할 신세대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 [취재파일] 그대, 왜 LP를 사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