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사는 미술가 두 명이 미국-멕시코 국경에 높이가 실물과 똑같은 '벽'을 설치미술 작품으로 만들고 멕시코 대통령 앞으로 청구서를 보냈다.
이는 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 지명이 확실시되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벽을 설치하고 그 비용을 멕시코 측이 부담토록 하겠다고 공약한 것을 비꼰 것이다.
10일(현지시간)자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데이비드 글리슨과 메리 미헬리크가 캘리포니아 주의 허컴버 핫 스프링스에 이런 작품을 만든 사연을 담은 기사를 실었다.
이 도시는 캘리포니아 남부의 샌디에이고에서 동남쪽으로 약 110km 떨어져 있다.
벽돌 52개를 쌓아 만든 이 벽의 한쪽 면에는 트럼프의 선거운동 광고가, 반대편 면에는 시들고 있는 과일과 꽃, 청소 도구 등이 각각 붙어 있다.
이는 국경 폐쇄와 이민 제한이 가져 올 영향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글리슨은 말했다.
이 조형물은 진짜 미국-멕시코 국경에 있는 담장에서 약 20m 떨어져 있다.
국경 벽 설치 비용을 멕시코 측에 물리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을 비꼬는 의미에서 글리슨과 미헬릭은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앞으로 재료비와 인건비를 포함해 1만4천635 달러 42 센트를 지불하라는 청구서를 보냈다.
청구서의 대금 수취인 주소는 뉴욕의 트럼프 타워로 돼 있다.
글리슨은 필라델피아에서 화랑 직원으로, 미헬릭은 뉴욕에서 부동산 중개업자로 각각 일하면서 '티.럿'(t.Rutt)이라는 이름으로 공동 창작을 하고 있다.
이 두 사람은 작년 말부터 트럼프의 선거운동을 풍자하는 뜻으로 '과일 펀치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라는 구호가 적힌 버스를 사들여 미국 곳곳에 몰고 다니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이 버스는 한때 트럼프 선거운동본부가 리스했던 것으로, '트럼프'라는 이름이 큼지막하게 쓰여 있다.
미헬릭은 "11월(올해 미국 대통령선거)까지 이 일(트럼프 반대 운동)을 계속하게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면서도 "그가 (선거운동을 계속)하는 한 우리도 (트럼프 반대 운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리슨과 미헬릭은 허컴버 핫 스프링스의 지주인 데이비드 랜드먼으로부터 허락을 받고 빈 땅에 이 조형물을 설치했다.
랜드먼은 자신이 이민 개혁을 지지하는 공화당원이라며 "트럼프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고 그가 무례하고 거칠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투표는 트럼프에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