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미국, 잠수함 내에 '텃밭' 설치 시험…신선 채소 공급용

입력 : 2016.07.07 16:15


한번 출항하면 길게는 3달가량 수중 생활을 해야 하는 잠수함 승조원들 사이에 가장 아쉬운 것 중의 하나가 상추, 토마토 같은 신선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출항 때에는 신선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적재하지만, 1주일가량 지나면 샐러드바용 상춧잎은 상하고, 토마토도 곤죽이 된다.

과일 역시 해동된 것이 공급된다.

결국, 통조림 안에 든 양념과 콩 공급이 일상화되고, 감자도 탈수 감자로 대체된다.

문제는 채소와 과일 공급량이 아니라 신선도다.

당연히 신선 채소와 과일을 찾는 승조원들의 갈망이 더해진다.

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미 해군이 장기 출항에 나선 잠수함 내에서 승조원들이 신선 채소를 기를 수 있도록 하는 시험에 나섰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 AP 통신, 가디언 등 외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군 연구처의 재정지원으로 시험에 착수한 사람은 돈 홀먼이라는 엔지니어다.

해군에서 30년 근무해 이런 애로를 누구보다 잘 아는 그는 미 동부 보스턴 외곽의 네틱 육군연구개발기술센터(NSRDEC)에서 잠수함 내의 '텃밭'(garden)에서 수경재배 방식이 가능한지를 시험 중이다.

수경재배란 토양을 사용하지 않고 수용성 영양분으로 된 배양액 속에 식물을 키우는 방식이다.

홀먼은 40피트 크기의 대형 컨테이너 안에서 2.1m 크기의 대형 LED 불빛을 이용해 상추, 케일 등 신선 채소를 수경재배로 키울 수 있는지를 시험해왔다.

컨테이너는 기온,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통제하는 컴퓨터와 연결돼 있으며, 수경재배 방식을 통해 물 안의 영양분 양과 물의 산성도 측정도 가능하다.

지금까지 시험은 두 차례에 이뤄졌다.

첫 번째 시험에서는 83종의 채소 가운데 상추, 케일 등 51종의 재배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엽채류와 샐러드나 양념용인 골파(green onions)는 잘 자라났다.

그러나 오이 줄기는 탑 위로 타고 올라갔으며, 오이와 비슷한 주키니잎은 불빛을 가렸다.

불빛이 너무 어둡고 온도가 낮아 토마토는 열매를 맺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토마토, 오이 등 나머지 채소들은 좁은 제한된 공간과 기온에서는 재배가 적합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더 큰 문제는 '컨테이너 텃밭'을 어떻게 좁은 잠수함 내에 들여놓느냐는 것이다.

가뜩이나 좁은 잠수함 공간에 40피트짜리 컨테이너를 설치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홀먼은 40피트 컨테이너를 줄이면 가능하다는 주장이지만, 승조원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잠수함장 출신인 로널드 스틸 예비역 해군 대령은 극히 좁은 공간인 잠수함 내에 채소 재배용 컨테이너를 설치하는 일이 어지간히 힘든 일이 아니라고 공감을 표시했다.

협소한 공간 문제 못지않게 스틸이 지적하는 또 다른 것은 한번 출항하면 3개월 동안 수중 생활을 해야 하는 170여 명의 탄도미사일 적재 잠수함 탑승 승조원을 먹일 만한 신선 채소를 '텃밭'에서 키울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해군으로부터 10만 달러(1억1천150만 원)의 시험비용을 지원받은 홀먼은 오는 9월 결과보고서를 해군에 제출할 예정이다.

해군은 이를 바탕으로 잠수함 내에 텃밭을 설치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수경법을 이용한 재배 가능성 시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2년부터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국제우주정거장(ISS) 추진단은 200마일(321㎞) 이상 상공의 비행체 내에서 수경법을 통해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지 등 극한 환경에서의 가능성 시험도 이뤄져 왔다.

그러나 우주정거장 내에서 재배한 상추를 먹은 3명의 미국인 우주비행사가 한 달 후인 지난해 8월 사망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고 외신은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