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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탐사선 '주노' 궤도 안착…목성은 어떤 행성?

이상엽 기자

입력 : 2016.07.06 17:03|수정 : 2016.07.06 17:47


우리 시간으로 어제(5일) 오후 12시 55분, 미국 시간으로는 독립기념일이 끝나기 5분 전인 4일 11시 55분에 미국 캘리포니아 파사데나의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5년 전인 2011년 8월 발사한 목성 탐사선 ‘주노(Juno)’가 목성 궤도에 진입했다는 장내 발표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어떻게든 독립기념일로 날짜를 맞추려는 NASA의 시도는 불과 5분을 남기고 가까스로 성공했습니다.

주노는 지난 1995년 12월 ‘갈릴레오’ 탐사선 이후 목성을 직접 찾은 2번째 탐사선입니다. 그 이름은 로마 신화에서 번개의 신이자 목성의 영어명인 ‘주피터(Jupiter)’의 아내, ‘주노’에서 따 왔습니다. 이를 두고 바람둥이 신을 감시하기 위해 아내가 지구에서 날아왔다는 농담도 있었죠.

그런데 목성 주위를 도는 4개의 갈릴레이 위성, 즉 이오, 가니메데, 에우로파, 칼리스토는 주피터가 바람을 피우거나 건드린 여성 내지는 미소년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아내가 날아오기 전까지 주피터는 내내 그 4개의 위성과 가장 가깝게 돌고 있었던 반면, 정작 정실 부인의 이름은 60개가 넘는 목성의 위성 중에 없습니다. 이름을 붙인 천문학자들의 센스가 조금 짓궂어 보입니다.목성에 탐사선을 보낸 것은 지난해 명왕성에 보낸 ‘뉴 호라이존스’호와 같은 프로젝트에서 시작됐습니다. 특히 목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크면서도 그 내부는 베일에 싸여 알려지지 않아 연구할 과제가 방대합니다. 목성을 제외한 나머지 행성들의 질량을 모두 합쳐도 목성보다 작습니다.

두 번째로 큰 토성조차 목성에 비하면 3분의 1 정도에 불과합니다. 거대한 크기에도 불구하고 자전 속도는 무척 빨라 1초에 12.6km씩 자전합니다. 그래서 목성의 하루는 짧습니다. 1바퀴를 도는 데 10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특히 목성에서 나오는 엄청난 세기의 방사능 탓에 목성의 짙은 가스 구름 내부에 들어가 탐사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지구 표면에서 자연적으로 받는 방사선의 30만~500만 배에 이르는 방사선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노는 새로운 전략을 세웠습니다. 목성의 강한 방사선대를 지나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남극과 북극을 오가는 궤도를 따라 관측하는 겁니다. 남북으로 오르내리면서 우선 목성 표면을 덮고 있는 가스들의 구성 성분과 상태, 수분의 양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또 지구보다 1천 배나 밝은 목성의 오로라(극광)도 함께 관찰합니다.또 목성에서 가장 눈에 띄는 빨간 점, 대적반(Great Red Spot)이 최근 급속하게 줄어든 원인에 대해서도 설명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목성에 대한 연구는 외계 행성을 찾는데도 중요한 자료로 활용됩니다. 작은 지구형 행성에 비해 질량이 큰 목성형 행성은 관측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에 현재까지 발견된 외계 행성 대부분은 목성형 행성입니다. 또 외계행성의 질량도 목성을 기준 단위로 삼아 계산합니다. 따라서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거대 가스 행성인 목성에 대한 관측 데이터는 앞으로 우주와 태양계의 형성 비밀을 파헤치는데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됩니다.

주노의 탐사 시간은 오는 10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입니다. 2018년 쯤이면 주노에 탑재된 태양 전지가 제공하는 출력도 약해집니다. 목성에서 받는 태양 에너지는 지구에서 받는 양의 4%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주노가 약 1년 8개월 동안 목성의 표면 곳곳을 찍어 지구로 전송하면, 지구에서는 50분 정도 뒤 이 신호를 받아 분석합니다. 주노와 지구 사이의 거리가 28억km나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하지만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목성의 내부 구조입니다. 고압과 극한의 방사선이 짓누르는 살인적인 환경이지만, 그곳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도 있습니다.

이 최종 임무가 바로 주노가 감행할 마지막 자살 비행의 목표입니다. 짙은 가스 구름을 뚫고 목성의 내부로 돌진해, 압력과 방사선에 버틸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오랫동안 관측 결과를 지구로 전송하는 겁니다. 이를 위해 NASA는 200kg이 넘는 티타늄 덮개를 탐사선에 둘렀고, 특수 제작된 CPU인 RAD750을 탑재했습니다. RAD750은 1MRads, 대략 인체 치사량의 100배를 버텨주는 ‘우주용’ CPU입니다. 하지만 목성의 살인적인 방사선에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주노를 목성 내부로 돌진시키는 또 하나의 이유는 혹시 있을지 모르는 미생물 때문입니다. 비록 5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지구에서 묻어온 미생물이 선체 표면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주노가 목성의 다른 위성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특히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유로파 등을 보호하기 위해 내린 결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