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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태 25억 뒷돈·횡령 혐의…사업특혜 준 친구 구속기소

입력 : 2016.07.05 16:20|수정 : 2016.07.05 16:20


남상태(66)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일감을 몰아준 대학 동창의 업체 등에서 20억원대의 뒷돈을 챙기고 회삿돈 5억여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우조선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5일 대학 동창인휴맥스해운항공 대표 정모(65)씨를 배임증재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대우조선으로부터 물류 사업 일감을 집중 수주한 대가로 남 전 사장에게 14억여원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2006년부터 자신의 용선업체 2곳이 대우조선의 물류 협력사로 선정되게 해 달라고 남 전 사장에게 부탁했다.

남 전 사장은 부하 임원의 반대, 협력사 선정 기준상의 제약 등을 무릅쓰고 정씨의 업체를 도와주도록 지시했다.

심지어 대우조선이 용선업체 1곳에 21억여원의 지분투자까지 하도록 시켰다.

일감 몰아주기로 혜택을 본 용선업체 2곳은 사세가 급격히 커졌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2곳에서 챙긴 영업이익을 합치면 600억원에 이른다.

남 전 사장은 특혜를 주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부당이득을 공유하기 위해 용선업체의 주주사인 M사 지분을 2008년 차명으로 사들였다.

M사는 싱가포르에 소재지를 둔 정씨의 회사다.

M사 지분을 사들인 돈은 개인 자금이 아니라 대우조선의 노르웨이(오슬로)·영국(런던) 지사 비자금 50억 달러였다.

남 전 사장은 정씨가 경영에 관여하는 또다른 업체 N사의 지분도 매입했다.

N사는 정씨가 대주주인 부산국제물류(BIDC)의 주주사다.

남 전 사장은 대우조선 자회사 디섹을 통해 2009년 적자에 허덕이던 BIDC를 인수하게 한 데 이어 2011년 초에는 BIDC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신주 80만주를 정씨의 N사에서 사들이도록 시켰다.

BIDC는 대우조선의 운송 중개료를 챙기며 우량회사로 거듭났고, 주주사인 N사로도 이득이 흘러들어갔다.

2011년 10억7천여만원을 정씨에게 주고 차명으로 N사 지분을 취득한 남 전 사장도 특혜 거래의 이득을 배당금 형태로 가져갔다.

남 전 사장은 주식을 차명 보유한 M사와 N사로부터 각각 배당금 3억원과 2억7천여만원을 챙겼고, 사세가 커진 M사의 지분을 지난해 되팔면서 매각 차액 6억원도 확보했다.

여기에 대우조선 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개인사무실 운영비로 받은 2억여원까지 합쳐 정씨로부터 일감 몰아주기의 대가로 14억여원을 뒷돈으로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남 전 사장은 2011년 대우조선이 인도네시아 잠수함 3척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중개업자로부터 받은 뒷돈 5억여원, 또 다른 업자로부터 받은 1억원 등 총 20억원가량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여기에 노르웨이·영국 지사로부터 비자금 5억여원을 빼돌린 혐의까지 추가됐다.

남 전 사장의 친구 정씨는 회삿돈 11억여원을 횡령하고 대우조선의 부장급 직원 K씨에게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일감 수주와 관련해 편의를 봐 달라며 4억원을 건넨 혐의도 드러났다.

최근 연락이 두절된 K씨는 기소중지 상태다.

정씨는 남 전 사장이 N사 지분을 사들이려고 제3자를 통해 돈을 송금한 것을 개인간의 채권·채무 거래로 위장하기 위해 차용증 작성을 지시한 혐의(증거위조 교사)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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