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2년 창설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이자 규모에 있어 이탈리아 3위 은행인 '방카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BMPS)가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부실채권(NPL)을 줄이라는 권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자 이탈리아 은행들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다시 한번 이탈리아 은행들의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
BMPS는 4일 ECB가 작년 기준으로 469억 유로(약 60조 원)인 NPL을 2018년까지 약 145억 유로(약 18조 5천억 원) 줄여 324억 유로(약 41조 4천억 원)로 맞출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EBC는 이와 함께 2018년까지 부실 대출 비율을 전체 대출 액수의 20%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계획서도 오는 10월 3일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런 사실이 시장에 공개되자 이날 밀라노 증시에서 BMPS의 주가가 한 때 10% 넘게 폭락한 것을 비롯해 1위 은행인 우니크레디트의 주가도 3% 넘게 빠졌다.
밀라노 증시 당국은 은행주의 변동성이 과도하다는 판단 아래 이날 BMPS, 우니크레디트 등 일부 은행주의 거래를 정지하기도 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세계 경제에 가해진 충격이 서서히 가시고 있지만 이탈리아 은행은 유로존 전체 보유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3천600억 유로(약 462조원) 규모의 부실 채권을 지고 있어 이번 브렉시트로 인한 경제 위기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상황이 이처럼 심각하기 때문에 이탈리아 정부는 EU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국 은행들에 정부 돈으로 수십 억 유로를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신문은 이탈리아 정부와 은행 소식통을 인용,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납세자가 아닌 채권자가 구제 자금을 대야 한다'는 규정을 지키라는 EU와 독일의 거듭된 경고에도, 필요하면 구제금융을 지원할 작정이라고 전했다.
렌치 총리는 이날도 EU가 좀 더 예산 측면에서 유연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피력했다.
그는 이탈리아 집권 민주당(PD) 정당 모임에서 "예산 유연성은 이탈리아에 대한 양보가 아니라 EU가 취해야 할 상식적인 의무"라며 "우리는 EU가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괜찮지 않음을 지적해왔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