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이 2년 만에 신형 ‘스카이’를 들고 소비자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제품명은 IM-100, 영어로 ‘내가 돌아왔다’는 의미의 ‘I'm back’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언론은 팬택 스카이의 ’귀환’을 크게 다뤘습니다.
그러나 팬택은 화려한 퍼포먼스 대신 문지욱 사장의 담담한 인사말로 신제품 발표회를 갈음했습니다. 무대에 오른 문사장의 손에 들린 몇 장의 종이는 반성문이었습니다.
“통렬한 반성이 필요했습니다. 시대를 앞서가는 제품을 고집했던 과거의 마인드는 고객보다 경쟁사를 먼저 의식했고, 우리의 자존감에 더 몰두했습니다”
1991년 벤처신화로 등장한 팬택은 그동안 세계 최초 지문인식, 국내 최초 외장카메라, 국내 최초 안드로이드, 국내 최초 슬라이드폰 등 앞선 기술을 내세우며 한때 세계 5위 휴대전화 제조사에 올랐습니다.
문 사장은 공학도 출신으로 팬택의 기술을 책임져왔습니다. LG전자와 SK텔레콤을 거쳐 팬택까지 30년을 기술자로 살아온 문 사장의 기술 중심에 대한 반성은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문 사장은 포스트모더니즘을 새로운 스카이에 이입했습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반성을 통해 인간의 소중함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스카이는 부활한 영웅이 아니라 일상의 친구가 되고자하는 간절한 마음의 표현입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근대에 대한 비판과 반성에서 출발했지만, 그러면서도 근대의 토대 위에서 꽃피운 이념입니다. 신제품은 팬택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스카이라는 이름은 그대로 가져왔지만 성격은 바뀌었습니다.
차갑고 고급스러운 메탈을 벗고 가볍고 편안한 소재로 심플하게 디자인됐습니다. 대단한 신기술 보다는 소소하지만 일상에 필요한 기능들을 담았습니다. 스카이와 짝꿍인 ‘스톤’은 무선충전과 더불어 블루투스 스피커, 무드조명 역할을 한데 모아 사용자가 선택한 목소리로 아침을 깨우고 출근시간을 알려줍니다. 일상 속 배경음악, 은은한 형형색색 조명으로 수면을 유도하는 역할도 합니다.
특히 ‘스톤’은 팬택이 향후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사업과도 연결됩니다. 스톤은 통신망으로 스마트폰과 정보를 주고 받는 일종의 IoT 기기로 팬택은 스톤의 역할을 확장시켜나갈 계획입니다.
문 사장은 "스마트폰 사업은 IoT 사업을 위한 발판"이라며 "수년 안에 회사 매출 절반을 IoT에서 거두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습니다. '돌아온 팬택'이 '달라진 스카이'로 다시 한 번 비상하기를 기대합니다.
(SBSCNBC 윤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