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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사금융, 송금시스템까지 갖춘 시장으로 발전"

박현석 기자

입력 : 2016.06.30 09:11|수정 : 2016.06.30 10:37


북한의 사금융이 수요와 공급 구조를 갖추고, 송금 시스템까지 보유한 시장으로 발전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수출입은행 북한·동북아연구센터는 '북한 사금융시장의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의 사금융은 수요와 공급 구조가 갖춰진 시장으로 발전했다"며, "1980년대 환전에서 1990년대 고리대, 2000년대 대부·투자 기능으로 확장되고 2010년대에는 송금시스템까지 보유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센터에 따르면 북한 사금융시장은 1990년대 경제난으로 중앙은행이 기업 자금을 지원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개인 돈주들이 국유기업과도 네트워크를 구축해 건설업·서비스업·제조업에 자금을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형성됐습니다.

2012년 이후에는 생산에 필요한 자원조달을 자체 해결하도록 하는 등 개혁 조치가 이뤄지면서 사금융시장이 더 확대됐고, 최근에는 돈주들이 다양한 산업에 투자자·경영자 역할을 담당하며 북한 경제의 회복에 기여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습니다.

북한의 사금융시장에는 수요자와 공급자가 직접 거래하는 것 외에 중개인을 통해 거래하는 구조도 형성됐습니다.

이때 화교나 재일교포 등 이동이 자유로운 이들이 자신의 신분을 이용해 송금을 담당하게 됩니다.

거래 유형도 고리대금과 기업 대부·투자, 환전, 개인간 송금, 국내외 개인과 기업 사이의 송금 등 다양합니다.

도시 고리대금의 경우 1990년대에는 시장 상인들이 이용하는 소규모 사채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수요자의 사회적 지위에 따라 이율이 결정되는 등 전문화된 사채시장이 형성됐다고 연구센터는 설명했습니다.

연구센터는 또 북한의 사금융이 시장화되면서 이자율도 안정화됐다고 분석했습니다.

2000년대에는 대출 이자율이 월 13~15%였으나 2010년대 들어서는 5~10% 수준으로 내려갔습니다.

또 고위층은 월 3%의 이자율을 적용받고 중규모 상인은 월 10%, 밀수꾼은 월 20~30%를 적용받는 등 신용도에 따라 이자율이 차별화되는 현상도 나타났습니다.

북한 정부도 사금융의 확대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북한 화폐나 외화로 거래할 수 있는 플라스틱 카드 2종을 발행하는 등 사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외화를 끌어오기 위한 제도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연구센터는 "북한 사금융시장은 더욱 전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북한 내의 시장경제를 활성화하고, 개혁개방의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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