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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에 고심하는 안심전환대출자들…1년간 1조4천억 원 이탈

홍지영 기자

입력 : 2016.06.27 08:08|수정 : 2016.06.27 08:08


안심전환대출 출시 1년 만에 1조4천억원이 중도 상환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까지는 담보 주택 처분에 따른 중도 상환이 많았지만, 기준금리 인하 이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떨어지면서 '대출 갈아타기'를 결정하는 안심전환대출자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안심전환대출의 금리 매력이 줄어든 데다 원금·이자를 함께 상환해야 하는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27일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주택금융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중도 상환된 안심전환대출 금액은 1조3천773억원이었습니다.

월별 중도 상환 금액은 올해 들어 1월 1천287억원에서 2월 1천421억원, 3월 1천417억원, 4월 1천504억원 등으로 조금씩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지난 4월까지 중도 상환 건수는 총 1만7천135건이었고,전체 안심전환대출 32만7천건 가운데 5.2% 정도입니다.

안심전환대출은 처음부터 원금·이자를 함께 갚는 고정금리 방식으로, 가계부채의 질을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정부가 지난해 3월 내놓은 상품입니다.

작년 말 미국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를 것이란 전망에 평균 연 2.65%의 저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안심전환대출이 폭발적 인기를 끌었습니다.

출시 나흘 만에 대출 한도 20조원이 바닥났고, 한도가 추가돼 총 31조원 규모 대출이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지난 9일 기준금리를 연 1.25%로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과 금리 차이가 거의 사라지게 되면서 대출자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습니다.

기업은행(2.74%), 수협은행(2.80%), 씨티은행(2.86%), 우리은행(2.87%) 등 시중은행들의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연 2%대 후반입니다.

안심전환대출 금리가 아직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낮지만, 금리 인하 영향이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에 더 천천히 나타나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금리 차이는 더 좁아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영향으로 미국 금리 인상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통상 금리 인하기에는 변동금리가, 인상기에는 고정금리가 차입자에게 유리합니다.

김영주 의원은 "금리 인하로 인해 안심전환대출 중도 상환 금액 증가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며 "안심전환대출 차주가 은퇴 연령에 근접해 있는 점과 평균 만기가 23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은퇴·반퇴에 따른 소득 감소로 원리금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차주의 중도 이탈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그간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의 전환 대책을 다시 고려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조영무 LG경제원구원 연구위원은 "고정금리 대출이 반드시 안전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며 "고정금리 대출을 받으면 금리 부담이 높아지는 리스크에서 벗어나는 방법처럼 보이지만 지금과 같은 금리 하락 시기에는 도리어 불리하다"고 말했습니다.

조 연구위원은 "일시상환을 분할상환 대출로 바꿔 가계부채 부실 위험을 줄이는 것은 정부가 권장할 수 있지만, 고정금리·변동금리 선택은 사실상 투자 판단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금융소비자원은 "금리 하락에 따른 안심전환대출자들의 잠재 손실은 은행 이익으로 귀속되고, 은행이 주택금융공사로부터 인수한 주택저당증권(MBS)에서도 금리하락으로 엄청난 규모의 채권평가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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