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그 동맹에 맞서 전략적으로 밀착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국제 문제에 대한 무력·제재를 반대한다는 공동 입장을 발표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와 신화통신,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중국을 국빈 방문한 푸틴 대통령과 회동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항상 우호적인 회담과 평화적 협상, 정치적 방법으로 국제갈등과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무력사용 및 무력 위협에 반대하며 (다른 국가에 대한) 제재를 쉽게 수용하고 이를 통해 위협을 가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관련 당사자들이 만족하지 않는 일방적인 정책과 일방적인 행동에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거론한 '무력·제재'는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강화 행보에 맞서 대중 포위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러시아 간 군사적 대결 위기도 높아지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글로벌 전략 안정성'(global strategic stability)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전략적 협력을 더욱 강화키로 합의했다.
시 주석은 "중러는 정치적 지지를 강화하고, 상대의 핵심이익에 관련된 문제에서 서로를 지지하며 부단히 정치·전략적 신뢰를 공고히 하고 심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러는 공동으로 주변 안전을 수호하고 중대한 국제·지역 문제에 대한 협조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전 지구의 전략적 균형과 안정과 국제적 공평·정의를 단호하게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두 정상이 북핵과 미국의 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한반도 배치 문제도 논의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핵, 사드를 각각 주변 안전과 세계 핵전력 균형을 깨는 중대한 도전 요소로 규정하고 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접촉에서 경제·무역, 국제사무, 인프라, 기술 및 혁신, 농업, 금융, 에너지, 우주, 미디어, 인터넷, 스포츠 등의 분야에서 모두 30건의 협력문건에 서명했다.
두 정상은 경제·무역 분야와 관련, 국제경제 침체·석유 및 금융시장 불안정 등의 영향으로 많이 줄어든 두 나라 간 교역을 증진하는 방안으로 상호 교역에서 양국 통화인 루블화와 위안화 결제를 늘리는 문제 등을 논의했다.
지난해 러-중 교역은 그 전해보다 28%가 줄어, 605억 달러까지 감소했다.
현재 양국 교역에서 루블화 결제는 3%, 위안화 결제는 9%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이 논의한 협력 사업에는 장거리 중형 민간항공기를 공동 생산하는 합작벤처를 설립하고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지방도시 카잔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건설 사업을 올해 안에 추진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양국은 총연장 770km에 이르는 모스크바-카잔 구간 고속철도 건설비 1조 루블(약 18조 원) 가운데 4천억 루블을 중국이 20년 장기 차관 형식으로 지원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해당 구간 고속철을 장기적으로 건설하려는 모스크바-베이징 구간 고속철의 일부로 이용한다는 구상이다.
우주 분야 협력과 관련해선 로켓 엔진 및 발사체 개발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하는 내용의 정부 간 협정이 체결됐다.
또 정보 및 사이버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의 거대 경제협력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와 유라시아경제연합(EEU)을 연계 발전시켜나가기로 했다.
시 주석은 "글로벌경제가 발전해나가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곤란과 도전에 공동 대응하자"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양국 원수의 잦은 접촉은 양국의 전면적인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를 추진하는데 유리하다"며 "현재 양국의 전방위적인 관계 발전(속도)은 빠르다"고 말했다.
그는 방중에 앞서 가진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양국 신뢰가 전례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오는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푸틴을 초청했으며, 푸틴은 중국의 회의 준비를 돕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틀 전인 지난 23일에서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를 계기로 양자 회동을 하고 양자협력 강화, 국제현안에 대한 공조 강화 등에서 뜻을 모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