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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회복 중인데…" 브렉시트로 조선·해운 구조조정 타격받나

입력 : 2016.06.24 16:22|수정 : 2016.06.24 17:10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는 국내 조선·해운업계의 구조조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브렉시트로 촉발된 소비심리 위축이 전 세계로 확산할 경우 교역량이 줄면서 운임료와 신규 선박 수요 모두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금융시장이 큰 혼란에 빠지면 업체들의 생명줄을 쥔 채권은행들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선업계는 브렉시트가 유럽과 세계 경제 둔화로 이어지면서 안 그래도 어려운 수주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을 걱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침체된 조선업 경기 회복이 브렉시트로 더욱 지연될 우려가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이달 그리스에서 올해 첫 대규모 수주를 달성하고 현대중공업이 올들어 처음으로 LNG선 2척 계약을 체결하는 등 시황이 회복하는 조짐이 보인다며 조심스럽게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브렉시트가 주요 선사들이 몰려 있는 유럽 경기에 타격을 입혀 수주 가뭄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선사들이 국제금융시장 혼란으로 선박을 사는 데 필요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이미 시황이 바닥을 찍은 상황에서 조선 경기가 더 나빠지기도 쉽지 않아 브렉시트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조선업계는 또 브렉시트로 인한 금융시장 충격으로 채권단의 추가 지원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막대한 구조조정 자금을 지원해온 채권은행이 브렉시트 여파로 부담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채권은행들은 그동안 조선업에 대한 위험 노출액(익스포저) 규모에 부담을 느낀 나머지 단기차입금 만기를 연장하면서도 대출 기간을 1년에서 3개월로 줄였고 조선사가 어렵게 수주를 해도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을 주저하는 분위기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여러가지로 다시 살아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금융시장이 도와주지 않으면 어렵다"며 "돈줄을 쥔 은행권이 안정화돼야 자구안도 순조롭게 이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운당국과 업계는 양대 국적 선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상당 부분 진행된 만큼 금융 불확실성에 별도로 영향을 받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상선은 이미 용선료 협상, 채무 재조정 등 구조조정 요건을 완료했고 최근 세계 최대 해운동맹(얼라이언스)인 '2M'에 가입을 사실상 확정 지으며 순조롭게 경영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한진해운은 유동성 위기 해결을 위해 자구 노력을 하는 단계이고 8월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다.

실물경제 측면에서도 해운 산업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는 반응이다.

우선 국내 선사들이 영국에 대한 의존도가 낮고, 해운 산업에서 영국의 영향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사업 운영이나 수익 면에서 큰 여파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지역에서 주요 해운·항만 국가는 독일과 네덜란드로 영국은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

또 영국은 해운 선대를 가진 것이 없고 화주 물량도 미미하다.

해운업 자체가 파생적인 성격이 강한 만큼 브렉시트가 세계 경제 침체로 이어질 경우 물적 교류가 줄어 전반적으로 운반 물량이 감소하고 운임료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업계는 이런 요소가 전체 산업 측면에서 크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해운사 관계자는 "운임 수입과 채무가 대부분 달러로 이뤄져 있어 환율 영향을 받긴 하겠지만 단기적·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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