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미국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의 동기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국외 테러 단체와 직접 연계하진 않았으나 미국에서 급진화한 자생적 테러리스트의 소행으로 규정한 수사 당국의 발표와 달리 개인 원한에 따른 복수라는 주장이 새롭게 나왔다.
22일 일간지 올랜도 센티널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올랜도 테러범 오마르 마틴(29)과 사귄 동성 연인 '미겔'은 전날 미국 내 최대 스페인어 방송인 유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마틴의 범행이 복수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변장하고 유니비전 독점 인터뷰에 출연한 미겔은 "마틴은 테러리즘을 위해 범행을 자행한 것이 아니라 복수를 위해서였다"면서 진실을 말하려고 인터뷰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게이 데이트 앱에서 마틴을 만났다던 미겔은 둘의 관계를 '이득을 나누는 친구'라고 했다.
미겔은 올랜도를 떠날 때까지 두 달간 마틴과 최소 15차례 만나 관계를 유지했다.
미겔에 따르면, 마틴은 성관계한 두 명의 푸에르토리코 출신 남성 중 한 명이 에이즈 바이러스(HIV) 양성 반응자라는 사실을 뒤늦게 공개하자 감염 가능성에 매우 놀라고 극심한 분노를 느꼈다.
미겔은 "마틴은 갈색 피부의 라틴계 게이를 좋아했다"면서 "하지만, 라틴계 게이들은 마틴을 거부하고 이용했다"고 했다.
마틴은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무슬림이다.
마틴은 총기 참사 현장인 게이 나이트클럽 펄스에서 이런 이유로 모멸감을 느꼈고, 결국 이것이 범행에 영향을 끼쳤다고 미겔은 덧붙였다.
미겔은 "이제 무엇을 할 것이냐"고 마틴에게 물었더니 "그들(라틴계 게이)이 내게 한 짓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마틴은 '라틴의 밤'을 맞이해 펄스를 찾은 라틴계 클럽 방문객을 대상으로 총을 난사해 49명을 살해했다.
유니비전은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미겔을 조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혀 신빙성을 높였다.
마틴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공식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소 4명의 목격자가 마틴을 범행 전부터 펄스에서 자주 봤다고 올랜도 센티널에 증언했다.
이들은 최소 3년 이상 마틴이 펄스를 출입했다는 정황과 그의 폭력적인 성향 등을 생생하게 소개했다.
마틴의 전 부인인 시토라 유수피 역시 마틴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그는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마틴이 게이이고 그렇게 살았을지 모르지만, 완벽한 아들이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엄격한 기준 탓에 이런 성향을 가족에게 철저하게 숨겼을 것"이라고 말해 게이 가능성을 수긍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마틴의 성적 취향이 범행에 직접적인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이 당국의 수사 방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FBI는 20일 범행 당일 마틴과 911 협상팀이 나눈 전화 통화 내용을 공개하고 "그가 이슬람 전사를 자처한 뒤 수니파 급진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약했다"며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의 테러'에 방점을 찍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