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 한수진/사회자:
깐깐경제, 김범주 기자입니다. 어서오세요.
▶ SBS 김범주 기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아무래도 오늘은 영남권 신공항 이야기가 화젠데요. 어제 정부가 신공항을 어디에 둘건지 발표를 했는데, 예상했던 밀양이나 부산 가덕도가 아니고, 기존에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었는데 김 기자도 예측 못했죠?
▶ SBS 김범주 기자:
네, 예상했던 사람이 거의 없었을 거예요.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 프랑스 회사가 평가를 했는데, 어떤 기준으로 하는지 이야기를 안 했었거든요. 그래서 대상도 밀양하고 가덕도만 두고 평가하는 줄 알았지, 기존 김해공항까지 검토를 했는지는 시중에선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렇고 정치인, 주민들, 전문가들 다 놀랐지만, 사실 더 놀란 사람들은 따로 있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어떤 사람들이요?
▶ SBS 김범주 기자:
밀양이냐 가덕도냐를 놓고 한마디로 베팅을 한, 실제로 돈을 건 사람들이 꽤 있었거든요. 주식은 왜 테마주라고 그러죠, 밀양에 공항이 들어서면 이 주식이 뜬다, 혹은 가덕도만 돼봐라, 이런 주식인데요. 이런 테마주들은 대부분 사람들은 들어도 이름이 굉장히 생소한 회사들인데, 공항 예정지 주변에 땅을 갖고 있다는 게 이유가 됩니다.
한 플라스틱 재료 파는 회사 같은 경우는, 밀양에 땅이 한 2천 평 있다는 이유로 한 달 사이에 주가가 36% 뛰었고요. 지난 1년으로 넓히면, 1년 전엔 천 2백 원 할 때가 있었는데 6천원까지 갔거든요. 다섯 배죠. 또 한 회사는 자동차 밑에 까는 매트 만드는 회산데, 여긴 본사가 밀양이라고 어제 하루에만 30%가 올랐거든요. 특히 어제는 오후에 이상한 문자가 쭉 돌아서요. 신공항 채점표라면서, 밀양이 압도적으로 뽑혔다는 건데, 슬쩍 봐도 굉장히 어설픈 내용이었지만 불을 지피기엔 충분했죠. 이런 회사들이 우리가 밀양 관련주다, 이렇게 광고를 한 게 아닌데도, 사람들이 쫙 들어왔는데, 문제는 발표를 딱 주식시장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오후 3시에 했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 이후엔 문제가 생겼겠네요.
▶ SBS 김범주 기자:
문제가 생겼죠. 안됐으니까요. 팔려고 하는 주식이 수북이 쌓였습니다. 오늘 장 열리면 또 주식이 나오겠죠. 이 테마주라는 거 정말 부질없는 건데, 여기에 아직도 매달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또 하나는 밀양하고 가덕도 주변에 또 땅을 사놓은 사람들이 있어요. 여기가 손해를 따지면 더 클 수도 있죠.
▷ 한수진/사회자:
주식보다 더 거래하는 규모가 클 테니까요. 안 그래도 그런 사람들이 있겠지 싶었는데, 역시나였나 보네요.
▶ SBS 김범주 기자:
네, 밀양 같은 경우에 1년 사이에 땅값이 세 배 가까이 오른 경우가 수두룩합니다. 평당 10만원 하던 논이 30만원도 부르고 그랬었는데, 이것도 이제 다시 내려가겠죠. 투자했던 사람들 낭패 본 이야기를 먼저 드린 이유는, 돈 흐름을 읽는데 공을 들이는 사람들도 당했을 정도로, 그만큼 어제 결과가 의외였다는 겁니다. 다들 김해공항은 생각을 사실 생각을 못했는데, 그런데 어제 정부의 판단이 일리가 있는게요, 밀양하고 가덕도 중에 어느 한 쪽을 정했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2차전 식으로 김해하고 다시 한 번 검토를 했어야 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왜 그렇죠? 둘 다 김해공항하고 워낙 가까워서 그런가요?
▶ SBS 김범주 기자:
네, 영남 지역에 공항이 다섯 개입니다. 김해 있고요, 대구 있고, 울산, 포항, 사천까지 있죠. 그런데 가덕도도 그렇고 특히 밀양 공항이 됐다고 치면, 다른 공항들, 특히 김해공항도 사실 문을 닫아야 맞습니다. 왜냐면, 부산 사람들 입장에선 김해에 비행기가 뜨는데, 밀양까지 갈 이유가 없잖아요. 그리고 항공사 입장에서도, 익숙하게 다니던 김해에 계속 다니는 게 낫지, 굳이 새 공항을 이용안 할 수도 있는 거고요. 그러면 수지타산이 맞기 때문에 신공항 살리기 위해서 김해공항은 닫아야 돼서, 대구경북 대 부산의 대결구도가 또 한 번 생길 가능성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김해까지 넣어서 평가하는 건 순리가 맞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결과가 공정했느냐, 만족스럽냐, 이 부분은 밀양이든 가덕도든 추진하던 쪽에서는 여전히 불만들이 많은 거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밀양하고 가덕도는 강점하고 약점이 분명해서, 사실 어느 부분에 평가를 후하게 주느냐에 따라서 갈릴 거란 이야기가 많았잖아요.
▶ SBS 김범주 기자:
학교 시험으로 치면 국어 잘 하는 학생하고 수학 잘 하는 학생이라고 할까요, 국어 60점에 수학 40점이냐, 반대로 국어 40에 수학 60이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지는 싸움이었던 거죠. 먼저 가덕도는 섬이잖아요. 그래서 바다 앞을 메워서 공항을 만드는데, 강점은 사람이 많이 안 사는 데라서 소음이 적다는 겁니다. 그러면 하루 종일 새벽까지 비행기가 오르내릴 수가 있죠. 그런데 문제는 바다를 메워야 되니까, 돈이 제일 많이 들고, 남쪽 끝이기 때문에 대구경북쪽 사람들이 오기 너무 멀다는 단점이 너무 명확했고요. 밀양은 반대로 경북 바로 밑이라, 대구경북 쪽에서도 오기가 멀지 않죠. 가는 건 편한데, 그런데 문제는 여기가 산악지대예요. 주변에 봉우리가 27개가 있습니다. 밀양 쪽에선 봉우리 네 개만 깎아내면 비행장 만든다고 하는데, 그래가지곤 위험할 수 있다. 그리고 주변에 주민이 많아서 24시간 못 연다, 이런 단점들이 부각이 됐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다고 김해공항은 이런 약점들이 없는 건 아니잖아요.
▶ SBS 김범주 기자:
김해공항도 주변에 사람들이 많이 살아서 소음문제가 크죠. 역시 24시간 운영 안 됩니다. 그리고 산도 주변에 있고, 또 김해공항 절반은 군대가 쓰고 있어서 군대도 옮겨야 됩니다. 여기도 제약이 많아요. 그런데 어제 판단은, 우선은 김해공항에 활주로 더 놓는 게 비용이 적게 든다는게 제일 크게 꼽혔습니다. 밀양에 활주로 2개 새로 놓으면 6조원, 가덕도는 10조 6천억 원이 드는데, 김해는 활주로 하나만 4조 3천억 원 들여서 놓으면 된다는거고요. 접근성이나 소음도 제일 낫다고 평가가 됐어요. 그리고 사실 하나가 더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렇지 않을까 했던 부분, 정치적인 것도 일부 했다는 걸 프랑스 회사에서 밝히기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치적인 부분을 고려했다는 건 무슨 뜻인가요?
▶ SBS 김범주 기자:
네, 심사를 한 프랑스 회사에서 정치적인 영향을 고려했다고 이야길 했는데요. 정부는 이 프랑스 회사한테 평가 기준이라든가 판단 문제를 놓고 어떤 지침을 준적이 없다고 했었는데, 그러면 프랑스 회사가, 아 이거 어느 한 쪽 손을 들어 주면 한국 사람들끼리 싸우니까 안 되겠네, 하고 김해를 계속 쓰는 게 그래도 가장 탈이 적겠지, 이렇게 독자적으로 감안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논란이 계속 일 수도 있습니다. 또 상황에 따라서는 내년에 또 대선인데, 다시 한 번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고요. 왜냐면 내년까지는 김해공항도 삽을 뜨질 않거든요. 그래서 불이 완전히 꺼졌다고는 말하기 어려울 거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깐깐경제, SBS 김범주 기자와 함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