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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각자 계산 불가" 팻말 붙인 중국집…속사정

김범주 기자

입력 : 2016.06.13 10:49|수정 : 2016.06.1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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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요즘 더치페이라고 하죠. 자기 밥값 자기가 내는 이런 문화가 점점 더 확산이 되고 있는데, 그런데 이게 계산하기 복잡해질 때가 있거든요. 음식 점주 입장에서는 좀 복잡하니까 안 받는 경우도 있다면서요?

<기자>

네, 계산대에서 서로 내가 내겠다고 지갑 꺼내서 실랑이를 하던 그런 경우도 있었는데, 요새는 워낙 지갑이 얇아지다 보니까 내가 한턱 쏠게, 이런 말 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각자 먹은 건 각자 계산하자." 이런 분위기가 퍼지고 있는 건데, 카드 결제하는 걸 보면 실제로 소액결제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어요. 그런 분위기를 반영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금액 자체가 줄어들고 있어요.

[김민수/직장인 : 각자 먹은 것이 다르고 가격도 다르니까, 각자 계산하는 것이 편한 것 같아요.]

[김태균/직장인 : (한 사람이 다 내긴) 너무 부담스럽잖아요. 팀원이 열 명 되고 이러면 한 끼에도 상당 금액이 나오니까요.]

그런데 음식점들 입장에서는 한산한 시간에는 그래도 그렇게 해줄 수 있는데, 점심시간처럼 되게 사람 많을 때는 사실 저러기 힘들다고 얘기를 하고 있어요.

<앵커>

그 생각을 또 못했네요. 어쨌든 계산할 때 시간이 걸리면 정신이 없긴 하겠어요.

<기자>

밥값도 종류별로 다 5천 원 이러면 그냥 계산을 하겠지만, 천차만별인 데다가 그다음에 더 나가서 복잡한 산수 문제 풀듯 해야 되는 경우도 있는데, 저희 취재진이 '각자 계산 안 받습니다.' 이런 팻말을 붙여서 최근에 화제가 된 한 음식점을 찾아갔는데, 저기가 중국집이에요.

그런데 먹다 보면 요리를 시키잖아요. 탕수육 때문에 한 번 손님하고 문제가 생겨서 저 팻말을 붙이게 됐다는 거예요. 얘기를 한 번 들어보시죠. 사정을.

[식당 주인 : 식사 계산은 들어갑니다. 군만두하고 탕수육을 29,000천 원에 플러스 8,000원에 더하기 37,000이잖아요. 그러면 이걸 6등분 해달고 그럽니다. 6등분 해달라고 그래요. 자기가 식사 가격 먹은 데서 6,167원을 각자 계산을 붙여달라고.]

누구는 짬뽕값 5천 원에 6천167원 더하고, 누구는 잡탕밥 8천 원에 6천167원 더하고, 점심시간에 이게 계산이 안 되는 거죠. 전담 직원을 그렇다고 두기도 작은 가게에서는 여력이 없습니다.

[김화숙/식당 주인 : 계산대에 완전히 사람이 서 있어야 하잖아요. 사람 한 명 쓰려면 인건비가 얼마가 나가는데…]

그리고 아주 극소수겠지만, 이런 일도 벌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여의도 식당 주인 : 7~8명이 각자 계산을 요구하면, 예를 들어 (그때) 다른 팀이 몰려나온다 이거예요. 그러면 아수라장이 돼서 운영을 할 수가 없어요. 그냥 결제 안 하고 가는 손님도 엄청나게 많아요.]

결제 안 하고요, 그러니까 나중에 손님 상 치우고 보면 그릇은 7개인데, 밥값은 5인분만 받았고, 이런 일도 있다는 건데, 식당 주인들 심정도 이렇게 들어보면 이해는 되죠.

<앵커>

그러니까요. 이게 쉽게 생각해보면 푸드코트 같은데 가보면 식권 발매기 있잖아요. 미리 그냥 자기 것 선불로 계산하고 먹으면 편할 텐데요.

<기자>

사람 두세 명 있는 가게에서 그런 기계 놓고 관리 하기도 사실 쉽지 않고요, 저희도 인터뷰하는 중에 힌트를 얻었는데, 한 분 같은 경우에는 한 사람이 계산하고 나중에 현금을 서로 주고받는 다면, 스마트폰 요새 송금되니까 6천167원 보낼 수 있거든요.

오히려 손님이 먼저 배려하면 되지 않겠냐는 말씀을 해주시는데, 그 말 듣고 나서 저게 해법일 수도 있겠다. 손님이 먼저 배려를 하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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