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법원이 총기 권리를 규정한 수정헌법 2조의 적용 범위를 제한하는 판결을 내리자 총기 옹호론자와 규제론자 사이에서 논란이 번지는 모양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제9 연방 항소법원은 지난 9일(현지시간) 재판관 7-4 결정으로 캘리포니아 주 내 공공장소에서 '컨실드 캐리'(총기를 보이지 않게 권총집에 찬 채로 소지한 것)를 금지한다고 판결했다.
이는 보안 관련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 등 '정당한 이유'를 증명한 사람에게만 '컨실드 캐리' 권리를 승인하는 엄중한 캘리포니아 주 법을 재확인한 판결이라고 미국 언론은 평했다.
다수 의견을 대표해 윌리엄 A. 플레처 판사는 "압도적인 동의에 근거해 수정헌법 2조가 공공장소에서의 '컨실드 캐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캘리포니아 주에선 공공장소에서 무기를 휴대할 헌법상의 권리가 없다는 뜻이다.
이번 소송은 캘리포니아 주 욜로 카운티와 샌디에이고 카운티에 거주하는 총기 소유자들이 낸 것이다.
항소법원에서 패소한 이들이 연방대법원에 상고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일간지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무기 휴대 권리를 규정한 수정헌법 2조는 미국총기협회(NRA) 등 총기 옹호론자들이 주장의 핵심 근거로 삼는 조항이다.
연방대법원도 이미 자신의 집에서 총기를 소유할 수 있다고 수정헌법 2조를 지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다만, 제9 항소법원은 수정헌법 2조가 집이 아닌 공공장소에서도 '컨실드 캐리'할 수 있다는 걸 규정하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 법학전문대학원의 헌법학 교수인 애덤 윙클러는 "총기 옹호론자들에게 엄청난 승리를 안겨준 판결"이라고 평했다.
'총기폭력 방지를 위한 브래디 센터'의 조너선 로위 사무총장은 "수정헌법 2조를 둘러싼 총기 찬반론자들 논쟁은 집 바깥에서도 총기를 휴대할 권리가 있는지, 그렇다면 각 지방자치단체가 어디까지 그 권리를 규제할 수 있는지에서 벌어진다"면서 이번 판결이 그 논란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장 총기 옹호론자들은 이번 판결을 강하게 비판했다.
NRA의 크리스 콕스 사무총장은 "제9 연방 항소법원의 판결은 선량한 사람들을 무방비 상태로 내버려두는 것으로, 법을 준수하는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집 바깥에서 총기를 휴대하던 일을 금한 것"이라고 말했다.
총기 옹호 칼럼니스트인 존 로트도 10일 폭스 뉴스에 기고한 글에서 캘리포니아 주 정부와 법원이 '컨실드 캐리'를 잘못 설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미 총격 사건이 발생한 뒤에야 현장에 출동하는 경찰은 사건을 미리 막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개인 보호라는 측면에서 모두 '컨실드 캐리'를 가강력하게 지지한다면서 '컨실드 캐리'로 안전이 개선됐다고 느낀 사람들이 56%-41%로 더 많다던 지난해 10월 여론 조사 결과를 곁들였다.
로트는 또 이번 판결이 민주당 성향 판사 8명, 공화당 성향 판사 3명으로 이뤄진 재판부에서 이뤄진 결정이라면서 정파적으로 휘둘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방대법원이 수정헌법 2조의 적용 범위를 심리할지에 대해선 전문가 사이에서도 반응이 엇갈렸다.
윙클러 교수는 연방대법원 산하 지방·항소법원이 이 문제로 팽팽히 대립할 만큼 제한 해석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 연방대법원의 개입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에 반해 로위 사무총장은 총기 규제와 관련된 오랜 소송 역사를 볼 때 연방대법원이 확실하게 이 문제를 규정하겠다고 판단한다면 심리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