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경제

기업 불공정행위 금융위기 이후 최다…"불황 영향"

최우철 기자

입력 : 2016.06.12 09:47


공정거래위원회가 작년 한 해 적발해 시정 조치를 내린 불공정행위 건수가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공개한 '2016년 대한민국 재정'를 보면, 작년 한 해 공정위가 시정 조치를 결정한 기업들의 불공정행위는 전년보다 8% 증가한 2천626건으로 집계됐습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2008∼2009년 금융위기 당시 각각 3천70건, 3천84건을 기록한 불공정행위 시정 건수는 2010년 2천125건으로 큰 폭으로 떨어진 뒤 매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불공정행위 시정 건수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다가 2014년 2천435건을 기록한 데 이어 작년 191건이 더 늘어나 정점을 찍었습니다.

작년 불공정행위 시정 건수가 늘어난 데에는 하도급법·가맹사업법 위반 행위가 큰 폭으로 증가한 점이 주된 요인이 됐습니다.

작년 하도급법 위반 시정 건수는 1천344건으로 전년보다 무려 50%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가맹사업법을 위반해 시정 조치를 받은 건수도 같은 기간 70건에서 116건으로 급증했습니다.

하도급법 위반은 원청업체가 하청 업체에 납품대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부당하게 단가를 인하하는 등 흔히 '갑질'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불공정행위 유형입니다.

가맹사업법 위반은 가맹금을 대리점 사업자에게 돌려주지 않거나 가맹 계약 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등 가맹본부와 가맹대리점 간 이뤄지는 불공정행위가 주로 해당합니다.

이 같은 불공정행위는 원청-하청, 가맹본부-대리점 등 속칭 '갑을' 구도에서 이뤄지는 탓에 통상 경기 침체 상황에서 더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용 절감을 위해 하청업체의 납품단가를 부당하게 인하하거나 자금 사정을 이유로 가맹계약금을 돌려주지 않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금융위기 여파로 불황이 이어지던 2009년에는 가맹사업법·하도급법 위반, 거래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등의 신고가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특히 2009년 가맹사업법 위반 행위는 전년보다 무려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작년 불공정행위 시정 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에도 최근까지 계속되는 경기 불황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작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메르스 즉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따른 내수 부진과 수출 감소 등의 여파로 2.6%에 그쳤습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경기가 나빠지면 불공정하도급거래 등 불공정행위가 상대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며 "공정위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특정 분야를 조사할 때가 있는데 이런 요인도 불공정행위 시정 건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