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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여야는 웃었지만…찜찜한 원 구성 합의

안현모 기자

입력 : 2016.06.1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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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9일) 드디어 20대 국회가 개원했습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장직을 놓고 대립하며 타협점을 찾지 못하다가 그제 새누리당 주류 친박계의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이 돌연 국회의장 불출마를 선언하는 바람에 분위기가 반전돼 갑자기 반나절 만에 원 구성 협상이 마무리됐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9월 정기국회 전에는 개원이 힘들 거라던 예상은 빗나갔고, 개헌 이후 30년 만에 가장 신속하게 원 구성이 끝나긴 했지만, 이게 마냥 박수 칠만 한 일일까요? 김정인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서청원/새누리당 의원 : 통 크게 야당이 여당이 그런 양보를 통해서 원 구성을 원만히 하도록 해 달라 이런 말씀을 내가 원내대표 있으니까 드리는 것이고….]

[정진석/새누리당 원내대표 : 서청원 의원님의 용단에 대해서 정말 마음으로부터 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습니다.]

서청원 의원의 갑작스런 국회의장직 포기가 더 늦춰질 수도 있었던 원 구성 협상의 실타래를 푼 건 맞습니다.

그 속내가 뭔지, 새누리당이 원내 1당 복귀가 불가능해지자 현실적으로 국회의장직을 사수할 명분이 마땅치 않아서 내린 결정인지, 아니면 전반기 국회의장 자리를 내주면서 자연스럽게 후반기를 공략하려는 전략인지는 알 수 없지만, 서 의원의 갑작스런 발표가 국회의장 문제라는 걸림돌을 없애고 협상의 길을 터준 건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이후 새누리당에서 자화자찬이 쏟아진 건 물론이고, 더민주에서도 자신들이 상임위 배분을 과감히 양보한 덕분이라고 평하며 서로 자기들의 공으로 가져가기 바빴습니다. 국민의당에서도 자유투표 제안이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한 거라 자부하며 만족감을 표시했습니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이번에도 국회는 의장단 선출 법정 시한을 이틀이나 넘겼고 1994년 국회법 개정 이후 22년째 이어온 위법 전통을 계속 이어갔습니다.

현행 국회법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의 선출 시점을 정해놓고 있긴 하지만, 이를 위반하거나 실패할 경우에 대비한 처벌 규정이나 대안은 없기 때문입니다.

국회 원 구성은 서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릴 수밖에 없는데 강제할 수단이 없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이 위법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따라서 원 구성이 예측 가능하고 자동적으로 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일정 시한을 못 맞추면 강제로 투표를 실시하는 방안 등을 명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한 교수는 새 정치를 한다면서 국회 개원 때마다 위법 편법을 일삼으면 국민에게 무슨 희망을 줄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고, 또 다른 교수는 원 구성 관련 규정을 명문화하지 않는 것은 정치권이 국민을 우습게 보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마치 국회의원 한 사람의 결단으로 원 구성이 성공했다는 식의 보도가 나오는 현실이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4년 뒤 21대 국회에서는 이런 위법 개원의 관행이 끊어질 수 있을까요? 여야는 웃었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찜찜합니다. 

▶ [취재파일] 여야는 웃었지만…'찜찜한' 원 구성 합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