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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우리나라 국민연금 규모가 어느덧 520조원을 넘어섰는데요. 이런 규모만큼이나 자산 운용에 있어서 역량이 성장했는지에 대해서는 그간 많은 의문이 제기돼 왔습니다. 특히 최근엔 삼성물산 합병 문제와 옥시 관련 투자 문제로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고 있는데요.
정철진 경제칼럼니스트와 국민연금의 투자 원칙에 관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정 선생님 안녕하세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국민연금 규모가 상당합니다. 이 정도면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죠.
▶ 정철진 경제평론가:
그렇습니다.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국민연금 1988년 5300억 규모로 시작했는데 2003년에 100조원 돌파를 했고요. 이때부터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2010년에 300조원 돌파 2015년에 500조원 돌파. 그래서 어느덧 520조원까지 왔는데요. 세계적으로는 3위 정도에 달합니다.
1천조 넘는 데가 일본 공적 연금 펀드가 있고 그 유명한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있는데 그 다음으로 3위 정도라고 볼 수 있고요. 왜 이렇게 우리 국민연금 빠르게 성장했나. 이유는 명확합니다. 이게 법적으로 전 국민이 법적으로 의무화된 공적 연금 아닙니까. 현재 2100만 명 이상의 국민들이 매달 꼬박꼬박 국민연금을 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국민연금이라는 거대 담론에 대해서 얘기하는 건 아니고요. 공교롭게도 최근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어서 과연 원칙을 지켜서 투자하고 있는 건가 이걸 살펴보려고 하는 건데요. 일단 이슈부터 보겠습니다. 먼저 삼성물산 합병 논란이 있네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그렇습니다. 이게 예견된 일이기도 한데요. 시작은 지난달 30일 날 서울 고등법원의 판결이 나왔죠.
서울 고등법원의 판결이 작년 여름에 있었던 삼성물산하고 제일모직 합병 때 삼성물산이 제시했던 매수가 주당 57,234원이 너무 저평가됐다, 낮다 이렇게 판단한 거고요. 주가가 시장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려면 가격을 66,602원 정도는 돼야 하는데 이것보다 낮았다 이야기를 하게 된 겁니다.
그러니까 서울 고등법원 판결이 나오니까 이 자료를 가지고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렇게 저평가 합병을 하면서 오히려 삼성 오너 일가는 3,700억 원 부당이득 챙겼고 소액주주는 5,238억 원 손실, 또 국민연금도 580억 손실을 입었다 이렇게 되니까 또 국민연금이 뭐한 거냐 이런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고 있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많은 분들 기억하실 것 같은데요. 지난해 여름 합병을 국민연금이 찬성했던 거 아닌가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그렇습니다. 이 시간에 다뤘었죠, 작년 여름에. 이 이슈를 다뤘었는데 많은 지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합병에 찬성의견을 냈었습니다. 누가 봐도 삼성물산. 물론 실적은 낮았던 건 사실이지만 주가가 저평가 됐었고 주가도 많이 떨어져 있었죠.
뭔가 이상하다는 얘기 많이 했었는데 국민연금이 찬성을 일단 했는데요. 서울 고법이 약간 강하게 판결을 했었고요. 서울 고법 판결 나오자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을 아예 시세조종혐의가 있다 이렇게까지 비난하고 있으니까 국민연금공단 입장에서는 당황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은데요.
현재는 정책에 따라서 기금관리운용을 했다는 입장. 할 만큼 했다는 입장 밝히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삼성물산 합병 문제는 대법원까지 갈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국민연금도 계속해서 여기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네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지난주에는 국민연금이 옥시에 거액을 투자한 것이 밝혀져서 비판이 일고 있지 않습니까?
▶ 정철진 경제평론가:
맞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진행 중이고 대한민국의 국민적 비극이라고 할 수 있는데 국민연금이 영국 회사죠. 옥시 래킷밴키저에 861억 투자했다는 게 밝혀진 겁니다. 전체 국민연금이 해외 주식투자 많이 하는데 0.15% 수준에 달하는 돈이고요.
또 보니까 함께 수사선상에 올랐던 홈플러스 본사 테스코라는 곳인데요. 여기에도 337억 원을 투자하고 있었고. 또 국내에서는 PB 상품 만들었던 롯데마트도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연류 돼 있지 않습니까. 롯데마트 모기업 롯데쇼핑에는 4,556억을 투자하고 있고.
이런 것들이 나오게 되니까 공적연금 아니냐. 이렇게 되면 말이 안 된다 해서 시민단체들은 자금 회수해라, 하고 국민연금에 투자 원칙이 있느냐 강력 비난 항의하고 있게 된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국민연금을 비난하는 쪽에서는 책임투자원칙을 말하고 있던데요. 이건 어떤 얘긴가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일단 국민연금의 운용원칙들을 하나씩 보면요. 5대 원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수익성, 안정성, 공공성, 유동성, 독립성 이렇게 제시하고 있는데 이걸 봐서 삼성물산이 여기에 딱 걸리거든요. 가령 손실을 보지 않았습니까?
결과적으로, 뭐든 상관없이. 수익성을 놓쳤고 또 이렇게 삼성물산 주가 저평가 합병을 하는 바람에 오히려 오너 일가에 이익을 챙기고 국민들 국민연금의 이익은 도외시했다. 공공성도 비난을 받고 있는 거고요.
방금 말씀하신 PRI라는 얘기 많이 나오고 있는데 국민연금은 스스로 PRI.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이게 책임투자원칙이라는 일종의 여기 회원이다 라는 걸 강조하고 있는데 PRI라는 게 유엔 산하에 국제독립단체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여기 가입한 회원사들은 특정 원칙에 따라서 기금운용을 해야 하는데 거기가 ESG. 약간 복잡하죠. E라는 게 환경 Environment고요. S가 사회 Social이라는 거고 지배구조가 Governance. 여기에 따라서 투자해야 한다는 건데 실은 가습기 살균제 같은 옥시 래킷밴키저 투자하는 건 반대되는 거거든요. PRI에. 이것도 안 지켰다. 국민연금의 운용원칙 하나도 안 지키고 뭐 한 거냐. 이런 비난이 갈 수밖에 없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이게 강제 사항은 아닐 거 아니에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네.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또 이런 원칙은 있어도 세부적인 운용 조항 같은 건 없을 것 같고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그러니까 지금 하는 비난들도 결과적으로 사회적 비난인데요. 하도 여론이 나빠지니까 국민연금이 다행히도 어저께 제가 방금 말씀드린 ESG 평가지표 있지 않습니까. 이건 원칙이고 거기에 따라서 세부 지표를 개발 중이다 이런 입장을 밝혔고 기금운용본부 내에 ESG팀 이런 걸 만들겠다 이런 걸 검토하겠다는 얘길 밝혔는데 왜냐하면 이런 ESG라는 게 세부 요소가 있으면 펀드 매니저 부담이 덜하거든요.
여기에 따라서 매도할 수 있고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대응은 상당히 늦었다고 보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모두에 얘기했지만 지금 500조 원이 넘는 공적연금 아닙니까. 세계적인 수준인데 PRI에 가입했다 말은 했지만 ESG관련한 세부 조항도 없었다. 반성해야 할 대목이기도 하고요.
가령 네덜란드 공적연금 우리나라보다 규모는 작은데 여기에 사례 하나 보면 과거 삼성전자 근무자 작업환경 이런 거 문제 됐을 때 아예 불러서 요구를 하거든요. 뭐가 문제냐 이렇게 따지면 위험에 서게 되는데 글쎄요. 여기에 비하면 우리는 그렇죠. 원칙이 없었기 때문에 아마 펀드 매니저나 인사들이 행동에 옮기지 못한 게 있으니까 시스템을 갖추는 게 우선이라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늦었지만 이런 시스템 꼭 필요해 보이고요. 그리고 지금 국민연금 관련해서 정치권도 굉장히 뜨겁던데요. 어떻게 보면 국민연금 스스로 원칙 없이 행동해서 자처한 것 같기도 한데 다시 국민연금 공공투자 얘기가 나오고 있던데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앞서 두 가지 이슈 옥시 래킷밴키저 삼성물산 이슈뿐만 아니라 저는 국민연금 관련해서 20대 국회 국민연금 공공투자 이거 가지고 정말 한창 시끄러울 것 같은데요. 일단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은 국민연금 공공투자를 입법화 해야한다 이렇게 공식적으로 밝히고 나섰습니다.
쉽게 말하면 국민연금을 가지고 공공의 목적에 사용하자 이런 건데요. 지금 나오는 안들은 국민연금 500조원 넘는 돈 가지고 청년 주거문제, 신혼부부 주거문제, 보육문제 여기다 사용하자 이런 내용인데요.
실은 국민연금을 가지고 공공의 목적에 쓰자라는 국민연금 공공투자가 2004년에도 한번 했다가 무산이 됐었거든요. 그런데 그때 왜 막혔느냐 하면 이런 겁니다. 정부가 마치 곡간 빼먹듯이 국민연금을 공공투자 쓴다면 결과적으로 입맛에 맞는 사업에 쓸 거 아닙니까.
지금 안정성도 자연스럽게 훼손될 수밖에 없고 그러다가 국민연금이라는 게 국민의 노후를 보장하자는 건데 그것도 망칠 수 있지 않느냐는 우려 때문에 나온 건데요. 지금 야당의 입장이나 행동들을 보면 뭔가 행동에 옮길 것 같거든요.
게다가 지금 이게 마치 저성장에 저금리에 인구 감소에 고령화의 문제가 있으니까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주장까지 펼치고 있는데 글쎄요. 현재로서는 8천억 규모까지 그러니까 1%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영문법의 원칙은 있긴 한데 글쎄요. 앞으로 국민연금 공공투자 뜨거운 감자가 될 게 확실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철진 씨는 어떤 입장인가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저는 언젠가는 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반대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앞서 봤듯이 국민연금이 그렇게 운용에 있어서 뛰어나다거나 투자원칙을 잘 지킨다거나 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바로 국민연금 공공투자. 외국에서 공적 연금 투자를 하고 있긴 하지만 우리가 한다면 저는 오히려 아직은 시기상조다. 너무 섣부르다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어서 저는 공공투자에 국민연금을 지금 투입하거나 건드릴 때는 아니라고 봅니다. 제 입장은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직은 불안하다.
▶ 정철진 경제평론가:
네. 국민연금 최후의 보루인데 더 얘기하자 공공투자를. 섣부르게 하지 말자.
▷ 한수진/사회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철진 경제평론가: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철진 경제칼럼니스트와 함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