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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서 '코리아 에이드' 시동…시범 사업에 1천400명

입력 : 2016.06.03 10:05

지속 가능성은 해결 과제…현지 도로 사정에 맞는 차량·수요 높은 기초 검진 등 필요


"한국 의료진이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온 가족을 데리고 왔습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아다마대 운동장에 마련된 간이 진료소에서 만난 밀리온 나가쉬(27)는 8개월 된 딸을 안고 이렇게 말했다.

그의 옆에는 올해 각각 일흔 넷, 예순 둘이 된 노부모가 앉아있었다.

아내는 이미 진료를 받고 있는 중이었다.

나가쉬는 1년 전부터 신장 주변이 아파 여러 병원을 방문했지만 별다른 차도가 없었다.

그러던 차에 동네 보건소에서 한국인 의료진이 이틀간 진료 봉사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곳을 찾았다.

내친 김에 아내와 딸은 물론 아다마에서 75㎞ 떨어진 곳에 사는 부모님까지 모시고 왔다.

그는 "한국 덕분에 이런 혜택을 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앞으로 더 많은 분야 진료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진행된 새로운 개발협력 모델 코리아에이드(Korea Aid)의 시범 사업에는 이틀간 약 1천400명이 몰렸다.

환자만 600여명이 찾아 왔다.

한국 의료진 11명과 현지 의료진 8명이 각각 내과, 산부인과, 소아과 환자들을 진료했다.

첫날 오전 9시부터 진료를 시작했는데 이른 아침부터 환자가 몰려 둘째 날에는 한 시간 일찍 문을 열었다.

추가 검진이 필요한 환자들은 이동 검진 차량에서 초음파나 심전도 검사를 받았다.

의료 봉사에 참여한 정혜원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기존에 알고 있던 것 보다 자궁 근종이 심각하거나, 전혀 모르고 있던 난소 혹이 발견된 환자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코리아 에이드가 이동 검진에 중점을 두고 있으나 의료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코리아 에이드 차량은 모두 10대인데 이중 이동 검진 차량 1대, 구급차 2대 등을 제외하면 푸드 트럭이 3대, 음식 보관 냉장·냉동 차량이 1대, 영상 차량이 1대이고 나머지는 행정 지원 차량이다.

푸드 트럭과 영상 차량은 늦은 오후부터 빛을 발했다.

일과를 마치고 온 아다마대 학생 등 약 400명의 젊은이들은 푸드 트럭에 줄을 서서 비빔밥과 닭고기 덮밥 등이 든 도시락을 받아들었다.

핏섬 길마(23)는 비빔밥을 가르키며 "이 음식이 특히 맛있다. 전혀 맵지 않고, 우리 음식과 비슷한 맛이 난다"고 말했다.

이들은 식사를 마치고 잔디밭에 앉아 한국 뮤직 비디오와 영화를 감상했다.

함께 온 친구와 신나게 떠들던 젊은이들은 영화가 시작되자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몰입했다.

단, 이틀간의 시범 사업이 잘 마무리됐더라도 본래 사업 취지대로 아프리카 소외계층을 찾아가 준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려면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우선 코리아 에이드 차량들이 비포장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정비해야 한다.

현재 행정 지원 차량 두 대만 4륜구동이고 나머지는 모두 일반 차량인데, 이 차량들로는 아프리카의 험한 비포장도로를 달리기 어렵다.

에티오피아 구급차 대부분이 도요타 랜드크루저 등 4륜구동 차량인 이유다.

특히, 이동 검진 차량의 경우 아래 달린 발전기가 망가질 수 있는 만큼 차체를 높이는 등 개조가 필수다.

각 차량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이틀간 시범 사업에 참여한 일부 환자들은 이동 검진 서비스 중 혈액 검사나 엑스레이(X-Ray) 검사와 같은 기본 검진이 제공되지 않는데 불만을 표했다.

이 밖에도 어두운 밤에만 상영이 가능한 문화 차량을 낮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푸드 트럭에 한식 식자재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도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정부 관계자는 "좋은 취지로 시작된 사업인 만큼 차량 활용도를 최대한 높이겠다"면서 "가급적 도시에서 이동 가능한 가장 먼 곳으로 가서 사업을 시작하고, 부족한 점은 차차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