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인 강제노동과 관련해 일본 기업인 미쓰비시 머티리얼이 3천명 이상의 중국인 피해자들에게 사실상의 사죄금을 지급하기로 피해자 측과 합의했습니다.
현재 한국 법원에서 소송이 진행 중인 한국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문제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일본 미쓰비시그룹 산하 미쓰비시 머티리얼은 강제연행돼 노동한 중국인들에게 '사죄'를 표명하고 1인당 10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1천 8백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화해안에 서명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교도통신은 이 돈을 '보상금'으로, 아사히 신문은 '사죄금'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번 화해안의 적용을 받는 중국인 피해자는 3천 765명으로, 피해자들이 모두 특정돼 보상금을 받을 경우 총액은 68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입니다.
미쓰비시는 "중국인 노동자의 인권이 침해된 역사적 사실을 성실하게 인정한다"며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심심한 사죄"를 표명했습니다.
더불어 개인 보상금 외에도 기념비 건립비 1억 엔과 실종된 피해자 조사비 2억 엔을 추가로 내기로 했습니다.
미쓰비시 측과 합의한 피해자 단체는 중국인강제연행자연의회와 중국노공피해자연석회 등 5개 단체입니다.
2014년 2월 베이징 법원에 제소한 피해자와 유족 약 37명으로 구성된 다른 1개 단체는 지난해 2월 화해 협상에서 이탈해 여전히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번 화해는 일본 기업이 전후 배상과 관련한 자국 정부의 입장을 떠나 자발적으로 피해자들과 합의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1972년의 중일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 측은 국가 대 국가뿐 아니라 개인의 배상 청구권도 포기했다'는 공식 입장을 유지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1990년대 이후 중국인 피해자들이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2007년 일본의 최고재판소(대법원)는 중국인들의 배상청구권을 인정하지 않고 다만 기업들의 자발적 피해 구제 노력이 기대된다는 의견을 판결문에 첨부했습니다.
교도통신은 "일본 최고재판소가 배상 청구를 인정하지 않았던 중국인 피해자에 대해 민간 기업이 자발적으로 사죄하고 금전 보상에 응한 역사적 합의"로 평가했습니다.
또 "일본 기업이 관련된 다른 전후 보상 문제의 행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태평양 전쟁 중 중국인 약 3만 9천 명이 일본의 탄광과 건설현장 등에서 강제노동을 했으며, 이들 중 6천 830명은 본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목숨을 잃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