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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할머니 살인사건 피의자 6년전 성폭행 규명 난항

입력 : 2016.05.27 17:35|수정 : 2016.05.27 17:35


충북 증평 이웃마을 80대 할머니 살인사건 피의자 신씨(58)가 6년전 이 마을에서 발생한 70대 할머니 성폭행 사건 유력 용의자로 떠올랐으나 진범임을 규명하기 위한 경찰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청각 장애인 신씨와 의사소통이 어려워 범행 입증을 위한 폴리그래프(거짓말탐지기)와 프로파일러 투입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괴산경찰서는 80대 할머니를 성추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살인)로 구속된 신모(58)씨가 6년전 성폭행 사건의 범인일 수 있는 정황이 DNA 감식 결과 일부 드러나자 혐의 입증을 위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경찰은 2010년 10월 신씨가 사는 마을에서 일어난 70대 할머니 성폭행 사건 현장에서 확보해놓은 용의자 DNA와 신씨의 유전자의 Y 염색체(부계 DNA)가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를 지난 26일 통보받았다.

경찰은 단정할 수는 없지만, 신씨가 당시 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라고 판단해 폴리그래프 조사나 프로파일러 투입을 검토했다.

하지만 청각장애 2급인데다 정규 학교 과정을 거치지 않아 한글을 모르고, 수화로도 원활한 소통이 안 되는 신씨를 제대로 조사할 수 없어 유의미한 결과를 끌어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신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도 수화 통역사를 여러명 동원했지만, 의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어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계자는 "프로파일러나 거짓말탐지 조사 전문가들이 피의자와 면담을 한 결과 소통이 안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이런 조사는 사실상 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단 부계 염색체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6년 전 범행이 신씨나 신씨 혈족 중 누군가에 의해 범행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3시께 증평군 증평읍의 한 마을 주택 안방에서 홀로 살던 A씨가 숨진 채 아들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씨의 시신은 숨진 지 닷새 정도가 지나 부패가 심하게 진행된 상태였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고령인 A씨 시신에서 별다른 외상이 발견되지 않은 데다 증평의 한 병원 검안에서도 특이한 징후가 없었다며 A씨 사망을 단순 병사로 처리했다.

유족이 수사 초기 해당 CCTV 영상이 담긴 메모리칩을 이미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에 건넸지만 이를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CCTV 영상을 확보하고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살인사건을 단순 병사로 처리했다는 비난을 샀다.

숨진 A씨가 증평의 모 종합병원에서 단순 병사라는 검안서가 발급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는 게 유족 측 주장이다.

당시 검안서를 발급한 의사가 할머니 시신을 검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찰은 해당 병원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조사중이다.

초동수사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찰청이 감찰반을 괴산경찰서에 파견, 이번 사건 처리 과정을 조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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