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영화 팬들은 대형 스크린에서 한국 영화를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제3회 쿠바 한국영화제가 개막한 쿠바 아바나의 인판타 극장 앞에는 개막 두어 시간 전부터 현지인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습니다.
대중 매체를 통해 알려진 적이 없음에도 시민들은 "어떻게 하면 입장할 수 있나", "한국 영화를 알음알음 봐왔는데 스크린에서 꼭 직접 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영화제가 시작한 오후 8시, 극장의 200석은 순식간에 가득 들어찼습니다.
쿠바의 명배우 미르타 이바라까지 극장을 찾아 한국 영화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오동진 영화평론가가 개막작인 이선균·조진웅 주연의 '끝까지 간다'에 대한 해설을 하자 관객들은 숨죽여 귀를 기울였습니다.
영화가 2시간여에 걸쳐 진행되는 동안 관객들은 웃음 코드에 제때 반응하며 충분히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상영이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는 모두가 손뼉을 치며 환호하는 풍경까지 연출했습니다.
관객 레일라 델라오는 "매우 감동적이고 역동적인 이야기였다"며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의 한 전쟁 영화를 접했는데 무척 재밌게 본 터라 오늘 극장을 찾았고 역시 실망하지 않았다"고 웃었습니다.
쿠바 배우 이바라는 "한국 영화에 대해 잘 모르지만 훌륭한 작품이 많다고 들었다"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독특했고 줄거리가 매우 참신했다"고 평했습니다.
쿠바영화예술·산업위원회와 한-쿠바교류협회가 공동 주관한 이번 영화제는 다음달 2일까지 열립니다.
개막작 끝까지 간다 외에 뫼비우스,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미녀는 괴로워, 차이나 타운, 신세계 등이 상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