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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취재파일] '꺼진 불도 다시 보자'…관세청 수장 거머쥔 천홍욱의 화려한 귀환

입력 : 2016.05.25 11:52


'꺼진 불도 다시 보자'

공직에서 물러났던 고위 인사가 부처 수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할 때 관가에서 흔히 쓰는 말입니다. 인사철마다 자주 통용되는 이 표현이 최근 세관 공무원들 사이에 부쩍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관세청 차장으로 지난해 명예퇴직한 뒤 1년여 만에 관세청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천홍욱 신임 관세청장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청와대는 지난 23일 천 전 차장을 김낙회 관세청장을 대신할 새로운 관세청의 수장으로 낙점했습니다. 

하지만 당초 관세청장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은 따로 있었습니다. 올 초까지만 해도 문창용 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유력했지만 최근 1~2달 전부터 정만기 청와대 산업통산자원비서관이 낙점됐다는 설이 나돌았습니다. 이런 와중에 차기 청장 후보로 한 번도 거론되지 않았던 천 전 차장이 청장 자리에 오르면서 관세청 내부에서도 놀라는 기색입니다. 그만큼 이번 인사는 관가 안팎을 얼떨떨하게 만든 깜짝 인사였습니다.

이번 인선에는 앞서 이뤄진 관세청 '차장' 인사가 많은 영향을 준 듯 합니다.

가뜩이나 관세청 내부에는 '차관급'인 '청장' 자리에는 내부 인사가 오를 수 없는 것이냐(?)는 자괴감이 팽배해 있던 차였는데, 그나마 내부 승진자리로 자리매김해 오던 '차장' 자리마저 기재부 출신으로 채워지면서 직원들의 사기는 그야말로 땅에 떨어진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청장 인사는 이런 분위기를 누그러뜨려야겠다는 '정무적' 판단도 가미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정무적' 판단은 주효했습니다.

관세청 내부에서는 2008년 내부 출신인 성윤갑 전 청장 퇴임 이후 기재부 출신이 독식해온 청장 자리를 되찾아 왔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를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천 신임 청장은 경북 문경 출신으로 행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해 28년간 관세청에서 근무해온 정통 관세맨입니다. 특히, 역대 국장급 가운데서도 통관지원국장, 기획조정관, 서울본부세관장, 심사정책국장 등 관세청 내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고 마지막엔 관세청 차장 자리까지 오를 정도로 내부 사정을 꿰뚫고 있는 베테랑이라는 평가입니다.

관세청 조직원들이 천 신임 청장을 반기는 건 그가 보여 온 행보와도 무관치 않습니다.

기획과 현장 업무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꼼꼼하면서도 합리적인 일 처리로 조직 내 신망이 높았고 상하를 가리지 않는 특유의 친화력을 무기로 행정고시 출신과 비고시 출신 간의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무는 등 부하 직원들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아왔기 때문입니다. 관세청 기획조정관 근무 시절 4500여명의 직원 인사를 총괄하면서 '전자보직제도'(CDP·Career Development Program)를 도입해 전 직원을 분야별 전문가로 양성하는 등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관리 체계를 구축한 것도 그가 남긴 대표적인 업적입니다. 당시 도입한 인사평가시스템은 각 부처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조직의 수장이 교체되면 인사를 통해 새판을 짜고 분위기를 다잡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입니다.

더구나 관세청은 올 초 고위직이 연루된 비위문제로 큰 내홍을 겪은 터라 더더욱 정비차원의 인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사의 달인'이란 수식어를 갖고 있는 그이기에 취임에 앞서 내부적으로 조성된 우호적 분위기를 바탕으로 '어떤' 인사를 통해 '어떻게'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됩니다. 
 
(SBSCNBC 조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