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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여성, 남편 휴대전화 훔쳐봤다가 벌금 5천만 원에 추방형

입력 : 2016.05.20 17:49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한 여성이 남편의 외도를 의심해 몰래 휴대전화를 뒤져봤다가 남편의 고소로 법원에서 벌금형과 함께 추방형을 받았다.

최근 영국 BBC 방송과 일간지 인디펜던트, 미국 포린 폴리시 등에 따르면, UAE가 아닌 다른 아랍국 출신인 이 여성은 남편 휴대전화에서 문자 대화 내용을 본 뒤, 전화에 저장된 사진들을 증거물로 사용키 위해 자신의 휴대전화로 전송했다.

이에 남편은 즉각 아내를 경찰에 고소해, 법원이 15만 디르함(한화 4천900만 원)의 벌금형과 함께 추방형을 내렸다.

UAE를 이루는 7개 토후국 가운데 하나인 아지만 법원은 이 여성에게 소유자의 허락 없이 사진 등 "전자 정보들"을 옮기는 것을 금한 사이버범죄 법을 적용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운전 금지 등과 같은 '지독한' 남녀 차별 관습과 법이 여전히 이슬람 아랍권에서 시행되고 있다는 '상식'을 가진 독자들에게 이들 기사 내용은 또 하나의 터무니없는 남녀 차별 사례로 받아들여졌다.

실제로 기사에 달린 댓글들 거의 전부가 이슬람 아랍권에서 여성들이 받는 극심한 차별을 상기시키면서 맹렬하게 성토하는 것들이다.

게다가 이 보도 1주일 전인 지난 13일 인디펜던트는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 남편 휴대전화 뒤졌다간 태형과 징역형 당한다"는 기사를 전한 터여서, 이 법률이 실제로 적용된 사례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13일 자 인디펜던트 기사에 달린 댓글 중 아이디 'Manooora333'는 "수백 명의 사우디 여성들이 남편 휴대전화를 훔쳐봤다는 이유로 줄줄이 감옥에 가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겠다"며 이 기사에 인용된 한 사우디 변호사의 설명을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이디 'smartboy'도 "사우디 현지 언론의 보도를 보면 전자장치 개인정보 보호법은 남녀 모두에 적용된다"며 "이야말로 편견과 선택적 보도"라고 비판했다.

실제 인디펜던트가 인용한 '아랍뉴스' 13일 자 보도는 '배우자 휴대전화 훔쳐보면 벌금 50만 리알(1억5천800만 원)에 징역형'이라는 제목으로 "외도가 의심된다고 남편이든 아내든 동의 없이 배우자의 휴대전화를 훔쳐보면" 이런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여성만 처벌 대상이 된다는 것은 아니었다.

아랍뉴스는 현행 전자 정보 보호법이 부부나 가족 사이에도 적용된다며 이같이 설명하고, "배우자의 휴대전화를 그냥 들여다보는 것과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다르다"며 "전자는 처벌 여부가 판사의 재량에 달렸지만, 후자는 (처벌을 피할 수 없는) 도청"이라고 덧붙였다.

인디펜던트가 인용한 사우디 정부의 법률 자문관도 타인의 휴대전화를 훔쳐보는 행위는 부부 사이에서도 남편과 부인 모두에 적용되며, 태형부터 벌금, 징역형도 가능하지만 "그 행위로 인한 손해가 없다면 판사 재량에 따라 각서를 쓰거나 아무런 처벌 없이 끝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UAE 여성 사건을 처음 보도한 현지 언론 걸프뉴스 역시 최근 법원 판결은 "배우자"의 휴대전화를 훔쳐보는 행위에 경고등을 켜는 것이라고 말해 남녀 '배우자' 모두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밝혔는데, 서방언론들은 이 점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판결의 근거가 된 사이버범죄처벌법도 "누구든" 법률이 허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타인의 전자 정보를 침해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어서 남녀 차별을 두지 않았다.

서방 주요 언론들이 사용한 "UAE 여성, 남편 휴대전화 뒤진 죄로 벌금·추방형 받아" 또는 "UAE, 여성들에게 '네 남편의 휴대전화를 뒤지지 말라'" 등의 제목은 틀린 것이 아니지만, 결국 독자들의 기존의 '상식'이 더해져, 여성에게만 적용되는 가혹한 여성차별의 새로운 사례처럼 비쳐진 것이다.

(연합뉴스)